9월 4일 7주차 노자타설 후기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홈 > Tg스쿨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서브배너_일성.png

9월 4일 7주차 노자타설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구본숙 작성일22-09-08 22:31 조회1,737회 댓글14건

본문

냥이도 반갑던 7주차 감이당  일성

코로나로 오랜만에 감이당을 갔습니다. 감이당 건너편 건물에서 밥 먹고 있는 냥이를 마주치니 냥이도 나를 반겨주는
같아, 샘들을 만나기 전부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엘리베이터를 누르는 손은 신이 나고, 문이 열리며 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는 목소리들이 들려오니 반가움에 다시 한번 소리 없는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서로가 서로의 안부를
묻고 물어주는 일상에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집니다. 좀 오그라드는 표현들이지만 그날의 기분이 그랬습니다.^^

7주차에 노자타설 63장, 64장 발제가 있었습니다. 발제가 있는 주는 부담스럽긴 하지만 확실히 강의가 더 재밌습니다.
내가 없는 단체 사진을 볼 때는 대충 보지만 내가 있는 단체 사진은 보자마자 내 얼굴만 찾듯이 집중력 최고의 강의
였습니다. 물론 지산씨샘의 열정적인 강의지분이 8할이었습니다.

지산씨샘께서는 삶을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도는 뭘까요?”라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이후 질문은 샘들의 답변에
“무위가 뭘까요?, 무사란?, 무욕이란?” 질문으로 꼬리를 물며 이어졌습니다. 인상 깊은 내용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사(無事)에 대한 부분과 공(空)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었습니다.

무사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공을 내세우고 이름을
내세우고 싶을 때 일을 벌리게 됩니다. 이것은 사(事)가 될 수밖에 없다. 선생님께서는 각자가 일이라는 관념에
무엇을 투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일을 해’라는 관념에서 나는 사(事)에 대한 어떤 관념을
투사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나를 내세우며 사(事)하고 있군여! 음.... 그렇군여.....

선생님께서는 무사란 이런 것들을 내세우지 않고 개인의 욕망과 감정을 내려놓고 일을 하는 상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상태로 무사(無事)하기 위해서는 평상의 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섭생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최고의 도는 평심 즉 평범한 도입니다. 그럼 나를 내세우지 않고 무사(無事)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에서
무사(無事)를 하기 위해서는 평상의 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평상의 감각을 잘 유지하려면
우선 자신을 잘 알아야 할 듯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잘 알아야 나를 내세우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나를 알도록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강의 마지막 쯤에 김한수샘께서 무(無)와 허(虛)의 차이를 물어보시면서 공(空)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인과적인 것과 연기적인 것의 차이에 대해 질문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불교 공부를 하면서 헷갈리던 부분이었는데 이번 강의를 들으며 정리를 해봤습니다. 선생님께서 인과적인 것과 연기적인 것은 조금 다르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어떤 행위에도 원인이 있는 것을 인과적이라 말할 수 있고, 무수히 많은 것들의 인연 조건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연기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가 내리기 위해서는 먹구름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구름과 비의 관계가 인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비가 내리기
위해서는 그 순간 태양도, 지구도, 우주도, 하늘도, 구름도, 공기도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무엇 하나라도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비는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연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생각에 작게는 인과법으로 원인
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으며, 크게는 연기법 안에서 그 원인도 결과도 모두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을 끓이면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고, 생명도 되는 것 같습니다. 깊게 생각하면 또 헷갈립니다.
이상 즐거웠던 7주차 노자타설 강의 후기를 마칩니다. 모두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댓글목록

면이님의 댓글

면이 작성일

우리 본숙샘의 귀한 후기를 이제사 봅니다. 죄송송송~~~ 그날의 분위기가 그러했군요. 코로나로 시름시름 앓다 복귀하신 본숙샘을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았어야 하는데, 그날 컴백을 축하드리지 못한 것이 참 아쉽네요.. 그래도 뭐 2주 연속 얼굴 봤으니, 허전함은 상쇄되었음.. 댓글에 댓글로 풍성함을 이어가고 계셨던 찐 의리파 샘들 리스펙!!!  다시 한번 집나간 댓글을 불러들인 운섭샘 파워에 짱~~ 을 외쳐봅니다.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때 오랜만에 감이당에 가는 발걸음이 넘 좋았어요^^ 렉쳐 발표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당ㅜㅜ 4학기때는 몸관리 잘 해서 뒷풀이 무조건 gogo 하렵니다. 노는데 진심입니당!!
샘도 저도 잠깐의 방학 잘 쉬시고 4학기에 뵈어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쌤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작성일

본숙샘이 구사한  첫대목에서 순수지각이 떠올랐습니다.  있는 대로 그대로의 순수기억과순수지각  "엘리베이터를 누르는 손은 신이 나고, 문이 열리며 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는 목소리들이 들려오니 반가움에 다시 한번 소리 없는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손이 신나고 손이 와 신나는 걸까요?  마음이 고요해서 마음이 기뻐서 ??  소리만 듣고도 반갑다는 청각이 주는 파장이 크다로 이해 해도 될까요?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순수지각을 말씀하시니 이른아침에 함께 눈비비며 물질과 기억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ㅎㅎ 손이 신났다는 말은 그 만큼 샘들 만날 생각에 좋았다는 표현입니다~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샘^^

단순삶님의 댓글

단순삶 작성일

본숙쌤 오랫만에 얼굴을 보아 참 좋았습니다.
후기도 잘 쓰셨군요.
모든 것은 인과가 있다고 보지만 그 인과가 A는 B라고 바로 알 수는 없는 것이 연기인 것 같아요.
지난 강의 공부를 하면서 연기와 관련된 어떤 그림을 보았는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실을 들고 서로 짜고 있는 그림이었어요.
그래서 직조기라는 비유를 하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렇게 얽히고 섥힌 것인데  그 일을 바로 앞의 원인과 바로 뒤의 결과라고 인식하면 안될 거 같아요.
여튼 인생의 진리, 우주의 진리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계속 정진해 나가야죠..일성샘들과 함께..ㅎㅎ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도 샘 오랜만에 뵈서 넘 좋았습니다~샘 글을 보니 서로 얽히고 섥힌 것의 인과의 관계를 따진다는 게 어쩌면 어리석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니 나를 살피듯 주위를 잘 펴야겠어요. 그래서 무엇무엇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 하셨나봅니다~글 읽어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쌤!!^^

권영필님의 댓글

권영필 작성일

명강의에 명후기입니다!
'나를 잘 알아야 나를 내세우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나를 알려면 나를 내세우지 않고 멀리서 바라봐야 하고,  나를 내세우지 않고 만물에 연결된 나의 실존을 알 때,  우리의 행함이 '무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는 나를 잘 알아야 세상을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공부를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해요. 나를 잘 알고 싶은데 가끔 보면 내가 나를 가장 모른는 것만 같아서 씁쓸합니당. 나 사용설명서를 잘 알때까지 정진하겠습니다!!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쌤^^

한스님의 댓글

한스 작성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무사는 결국 평상심에서 비롯되는 것 것 같네요. 그런데, 참으로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건 어렵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여러 감정의 변화들이 오고가는 군요..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건, 마음 속에 평상심이라는 게 있다는 게 아니고, 마음을 비운다(허)는 말이기도 할까요? 마음이 비워진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마음을 비우는 과정.. 이게 평상심일까요?
그러니까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게, 수련.. 수양.. 곧 양생인 듯합니다..
애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래도 노자를 읽으면서 그런 그림이 그려진다는 게 소소한 기쁨입니다..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샘께서 질문을 던져주셔서 헷갈리던 연기와 인과의 다른 점과 비슷한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평상심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상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최고의 도는 평범한 도라고 했나보네요!! 마음을 비운다는 건 어떤 상태의 마음도 머물다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운 마음도 좋은 마음도 화가 나는 마음도 잠시 제 맘에 들렀다 지나가길 바랍니다.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당^^ 샘을 직접 못 뵈서 넘 아쉽네여!!

이형은님의 댓글

이형은 작성일

저에게 인과란 A가 있으면 B가 있는 것, 즉,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명확한 것입니다. 연기도 인과의 법칙이지만, 시간성을 통해 켜켜이 쌓여진 여러 인과적 요소들이 중첩되어 그 관계성이 명확히 드러날 수도, 때로는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는 관계라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내가 눈치채지도, 인식하지도 못하지만, 내가 흘리고 다닌 모든 좋고 나쁜 행위가 업이 되어 쌓이면서 얽히고 섥혀 연기로 작용하는 것이랄까요?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ㅠㅠ)  단선적으로 보면 억울할 수 있는 세팅이지만, 연기의 작용을 안다면 담담히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들은 이래서 생겨나는 것이겠죠. 본숙샘 덕분에 인과와 연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본숙샘 글은 언제 읽어도 좋아요. 편안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핵심을 제대로 짚은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형은샘 덕분에 아리까리하던 인과와 인연이 더 정리가 잘 됩니다. 역시 정리의 신!! 이세여ㅎㅎ 항상 형은샘이 계셔서 공부하면서 넘 든든합니다. 후기를 아름답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용~^^

엇박님의 댓글

엇박 작성일

본숙샘의 말과 글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많은 생각과 질박한 유추가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추석인데, 가을 추는 갑골문에서 농작물이 무르익는 계절에 불을 피워 신나게 곡식을 먹고 있는 메뚜기를 쫓아버리던 기억, 그래서 중량감과 생활의 질감이 가득한 기억이 표현된 글자라고 하네요. 구수한 불냄새의 시절입니다!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자연스럽다는 말은 제가 좋아하고 닮고 싶은 말인데 그렇게 봐주시니 넘 좋네요~^^ 후기 읽어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 추 한자에 그런 스토리가 있다니 재밌습니다. 추석이 되면 이제 정감가는 가을 추의 스토리가 함께 생각날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