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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12월18일(일) 렉쳐발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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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라드8 작성일22-12-19 19:36 조회493회 댓글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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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마지막 후기

 

마지막 수업을 나흘 앞두고 2년 동안 소식이 없던 COVID-19가 나를 찾아왔다.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었지만 렉쳐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손 놓고 있다가 한 이틀 정도 글을 쓴 것 같다. 주제와 틀은 일찍 잡아놨기에 디테일만 살리면 되는 상황이었던 게 다행이었다. 마감 시간을 넘긴 토요일 늦은 밤 꾸역꾸역 써 올리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보니 시간은 벌써 920분 몸 아픈 것을 핑계로 들어가지 말까 하는 마음도 올라왔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눈곱만 떼고 안감은 머리는 모자로 누르고 컴퓨터를 켰다. 카톡에는 운섭쌤이 질문을 가능하면 직접 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와있었다. 운섭쌤이 나 대신하게 되었나 보다 생각하며, 이왕 들어가는 거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생각이 들었다. 후기도 피하고 싶었지만 같은 마음으로 쓰고 있다.

 

접속했을 때는 이미 1조의 차례가 끝나있었고 2조부터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표하신 분들의 이야기 보다. ‘질문을 뭘 해야 하나? 걱정이었다. 고지영쌤의 글을 읽으며, 십 몇 년 전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법륜스님께 질문했던 일이 기억났다.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펑펑 우는 바람에 질문을 끝까지 말하지 못했었다. 나는 아직 부모는 아니지만 10년 동안 애들 가르치면서 느낀 감정들 그리고 같은 업식을 가지고 서로 마찰하는 엄마와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부모의 마음을 자식의 입장에서 알아가는 중이다. 자식의 앞날을 생각하며 불안해지는 마음, 번개가 두 번 내리치는 곳을 유지해야 하는 마음은 글보다 발표하는 지영쌤의 목소리에서 더 잘 전해졌다. 하지만 나는 아직 아이가 없어 온전한 부모의 마음은 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자식과 상관없이 자신의 욕구를 바라보기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질문 후 혼나는 것 같다.‘라는 말에 조금 죄송하기도 했지만 내가 엄마와 분리되려 애쓰고 있는 것처럼 지영쌤도 자유로웠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지영쌤은 장기간 결석하다 깨봉에 나간 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시며 인생과 진로상담하주셨다. 그날 사당행 4호선은 무척 따뜻했다. 그리고 수업에서 항상 유쾌하게 해주셔서 3~4학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그래서 질문을 하며 바라는 마음도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질문은 지영쌤의 글을 보며 했지만, 그 안에는 내가 있었다. 그 질문은 결국 나한테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나의 가장 큰 접힘은 여전히 엄마이기 때문이다.

많은 분이 발표에서 위치를 말씀하셨다. 나 역시 4학기를 들으며 많이 고민하게 된 것은 평등과 진보와 위치다. ‘우리는 수평적인 관계야.’ 말하며 위치를 무너뜨리는 경우를 종종 만나곤 했다. 권위주의가 가득하다, 그 권위들이 무너지는 시대를 살아온 나는 이게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알지 못하게 흩뜨려 놓는 삶은 불안감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 위치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했다. 그런데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나누셔서 반가웠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022년 일성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위치를 잘 찾아 활동해주신 선생님들이 있어 더 많은 배움이 있었다. 각자 자기 공부하면서도 전체를 위한 행동을 하시는 모습은 이래서 우리가 전체성에 대해 배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성을 마무리하면서 내가 말한 향후 계획은 ‘2022년에 제대로 못 읽은 책을 꼼꼼히 읽는다.’였는데, 그중 처음은 선생님들이 쓰신 에세이들이 될 것 같다. 한 번의 법문을 듣고 10명과 서로 나눈다면 10명의 부처와 만난 것과 같다 했다. 그래서 그 부처들의 글을 꼼꼼히 읽는 것부터 다음 배움을 시작할 생각이다. 저에게 부처가 되어주신 모든 일요 대중지성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함께 배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댓글목록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작성일

혁샘의 렉쳐도 후기도 샘들의 말씀도 듣는데 눈물이 납니다.
'세상천지 마음 둘곳이 없어'라는 생각으로 오랜시간 살아왔는데 '내가 마음을 두지 않았구나!'를 알게해 준 일성 샘들과 모든 도반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댓글의 댓글 작성일

살살살 슬슬슬 차근히 조리있게 이야기를 하시는 본숙샘을 보면서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merry christmas

김재선님의 댓글

김재선 작성일

1년 동안 개성이 강한 일성 샘들과 정리문을 공유하고 공들인 에세이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저 역시 성장함을 느꼈습니다. 조원 분들과 함께했던 산책과 식사에서 지나가듯 저에게 해주신 말씀들, 사소한 조언, 베푸신 호의는 앞으로도 기억하려 합니다. 혁샘과는 직접 얘기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렉처가 감동적이이었습니다. 온전한 책을 읽으며 몸을 웅크리고자 하는 저에게 몸을 펴라는 메세지로 읽혔습니다.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댓글의 댓글 작성일

재선샘 저의 글을 읽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안 합니다. 저는 재선샘의 렉쳐 읽지를 못했습니다.

wpark0687님의 댓글

wpark0687 작성일

오랜 시간의 직업공간이 제겐 좁은 협곡으로만 흘러내린 느낌이라 사람구경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걸 만회하려고 역사를 자꾸 뒤지다보니 또한 옛날사람만 너무 많이 사귀었더랬습니다. 감이당에서 "아, 이런 사람들이 같은 하늘, 같은 시간에 살고 있었구나!" 하는 실감이 왔습니다. 혁샘을 포함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의 열번째 인생훈, '배움만이 시간을 이기리라'를 실증해 주신 2022년 일성도반님들께 영광 있기를!

엇박님의 댓글

엇박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 댓글을 쓴 자는 엇박 박운섭입니다. ㅋ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댓글의 댓글 작성일

홍보력이 선수 답데용 ㅋ

들판님의 댓글

들판 작성일

섬세하고 멋진 혁샘, 굴신이란 두 글자로 짜임새 있게 작성하신 렉쳐에 감동받은 1인입니다. '위치'란 주제로 글을 작성해서 제 것까지 마무리 못한 게 미안해지네요. 아픈 상황에서도 렉쳐와 후기까지 다 올려주시고..몸과 마음의 탄탄한 근육을 만드셔서 굴신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멍뚱깽님의 댓글

멍뚱깽 작성일

코로나 중 글을 완성하고 렉쳐를 하신것도 놀라운데 후기까지 감동적이어서 선생님의 역량에 놀랍니다. 전체성을 향해 나아가는 일성의 모습이 후기에서 느껴집니다. 저는 이번 렉쳐에서 두분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두려합니다. 이형은샘: "공부를 하는 것이 '나'를 잊는 과정이었다". 권혁샘: "한번의 법문을 듣고 10명과 나눈다면 10명의 부처를 만난것과 같다". 저에게 부처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른 쾌유하시길요.

단순삶님의 댓글

단순삶 작성일

1,2학기 같이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다시 돌아와 마무리를 하신 혁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해나가길 바래요.

22년 일성 모든분들 같이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또 다른곳에서 각자 열심히 살다 또 만나요.~~

면이님의 댓글

면이 작성일

와~~~~이건 후기인가 고백록인가^^
혁샘 코로나 와중에도 그런 렉쳐를 쓰셨다니 놀랍습니다. 코로나를 렉쳐로 뚫으셨네요.
저 또한 일성샘들과 함께 해서 올해 공부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라면 어려웠을 공부들을 함께라서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멋들어진 혁샘의 노래 한자락이 그립네요~~^^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댓글의 댓글 작성일

청정한 음색으로 다양한 질문들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인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공부하는 법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하기 꾸준히 하기 몰라도 하기 아니 모르니까 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