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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차 수업 후기-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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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휴샘 작성일16-02-22 10:54 조회2,33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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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스쿨 첫 주차 후기/ 서은경/ 2016.2.20.


능동스쿨의 첫 날 첫 교시다. <입정>으로 丙申년의 기운을 불러 모으듯 산뜻한 출발을 하였다. 2년 전 감이당에 처음 와서 입정을 할 때가 생각난다. 당최 뜻도 모르고 발음도 힘들고 속도는 왜 그렇게 빠른지 끝나고 나면 뒷골이 띵하고 숨이 찼던 기억이다. 지금은? 두 시간도 낭송할 수 있다.^^

매년 의역학 시간은 ‘음양이 뭐에요? 오행이 뭐에요?’로 시작한다. 동양을 공부하기 위해서 기본이 되는 개념인지라 늘 반복해 들었다. 그런데도 음양오행이 뭘까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마다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만다. 그런데 이번에 두 분 샘(고혜경,이유진)의 강의를 듣고 나자 그동안 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된 것이 조금은 정리되었다. 이제 누군가 음양오행이 뭐에요? 하면 이렇게 대답하리라. “음양오행은 동양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세계관이다. 세상 만물을 사유하는 방식, 즉 우주 만물은 음양오행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라고. 또 음양의 일원성은 왜 하필 태극으로 그려질까 궁금했었는데 이번 강의안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는 우주(宇宙)라는 글자에 들어있다. “생명체가 존재하는 전체 공간 세계를 유일한 ‘둥근 집’으로 표현하며, 그 안에 음양이 상대관계를 이루어 작용하고 있는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아직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 즉 기(氣)의 엉킴 상태인 무극에서 물질이 만들어진 태극(음·양)의 상태가 된 것이다. 음양오행은 자연학으로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다가 마련된 사유의 방식이다. 음양은 언덕에 해가 비친 모습을 보고, 음양에서 분화된 사상은 방위와 계절을 보고, 사상에서 분화된 오행은 사계절 사이사이 환절기를 보고 정해졌다. 우주에 새겨진 수많은 주름을 폈다 오므렸다하면서 2개의 주름으로도 5개의 주름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 동양사유의 근간인 음양오행인 것이다. 절대불변의 고정된 무엇이 아니다.


2교시 낭송교실은 조별로 진행되었다. 채운 선생님의『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를 적은 분량씩 읽어가며 문장을 씹어 먹고, 뜯어먹고 해서 책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마련한 시간이다. 헌데 내겐 부담되는 시간이다. 낭송도 어렵고 요약도 어려워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샘들의 활발발한 토론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왜 이옥을 읽어야 할까? 어느 시대마다 “특정한 방식으로 말하고, 쓰고 읽는 배치 속에선 언어가 정보화”가 되는데 이 특정한 정보화를 교란시키는 글쓰기를 했던 이옥! 이것이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에서 이옥을 부활시킨 이유다. 이옥의 미미한 존재감이 주변의 공간과 얽혀 어떤 형태의 굴곡을 만들어 냈는지를 알아보자는 것이다. 이옥을 읽으면서 ‘감이당’이 생각났다. 남산 자락의 ‘감이당’이라는 미미한(?!) 공부 공동체가 주변 공간에 파장을 일으켜 이 시대에 어떤 굴곡과 균열을 일으킬지 궁금해졌다.


3교시는 글쓰기 수업이다. 그 스타트는 당송팔대가중 가장 으뜸으로 여기는 고문의 대가 ‘한유’. 분명 작년 수업시간에 익힌 이름이다. 그러나……(말줄임표)! 하지만 정복 샘의 담박하면서 핵심 있는 강의는 ‘한유’라는 문장가를 다시 내 기억 속에서 꺼내 주었다. 물론 이번 강의에는『한유문집』을 읽고 간 나의 수고(?)도 한몫했다. 아는 만큼 들린다고 하지 않았나. 당당한 한유, 그는 자신이 성인지도(聖人之道)를 20년간 게으름 없이 따라왔고, 하여 백성을 구제할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자부한다.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나의 도(道)가 하는 것”이라는 그의 당당함이 인상적이다. 사대부의 길인 경세제민(經世濟民)을 하기 위해 글쓰기를 거역할 수 없는 실존으로 삼은 한유. 글 쓰는 것이 공포인 내가 그에게 질문한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는 답한다. “모방하지 말라. 모방하면 너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 삶이 바뀌지 않으면 글 또한 바뀌지 않는다.” 이어 한말씀 더. “잘 쓰고 싶어? 그럼 잘 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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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샘님의 댓글

휴샘 작성일

음양오행은 변화,역에 대한 학문입니다. 양적변화와 질적 변화가 있군요. 전문 용어로 소장消長과 전화轉化.  전轉, 구르고 굴러 터득하다 보면 질적 변화[化]에 이르기를 바래봅니다. 저도 이옥 책 앞분량 읽으면서 도통 납득,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누다 보니 풀려서 좋드라구요. 뭘까 생각하다가 신체가 잠시 합체되었다 분리되는 게 아닐까 제 맘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어요. 따로또같이 신체! 3교시 한유 수업에서는 모방하지 말고 자신의 글, 자신의 삶을 살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이옥을 읽고 있어서 그 인상의 자욱이 곱으로 깊숙히 신체에 남드라구요. 자자, 이제 언땅을 뚫고 나온 인월의 기운으로 시작했으니 누가 뭐래도 갑니다. 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