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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 의역학시간 - 24절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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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영 작성일15-03-29 01:02 조회2,8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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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후기
 
5주차 의역학 시간 발제는 24절기이다. [예기 월령][농사직설],[농가월령가]그리고 [절기서당]을 세 명이서 발제하기로 했다. [월령]에 이어 나는 절기-천지의 리듬이란 제목으로 발제를 했다. 만물은 때가 있다고 하는데, 그 때는 언제이고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고대인들은 그 때를 알고자 천체를 관찰한 끝에 역법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 부분에서 질문을 받았다. 그 내용은,
위 글에서 역법이 의미하는 것이, 주역이라고 할 때 인지, 달력 할 때 인지 하는 질문이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띠옹~~~그게 뭔 소리지? 글자가 다르단 말이야?) 여태껏 두 역(,)에 대해 다르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한자표기 없이 두루 뭉실하게 역법이라고 표기하고 어물쩡 넘어가려 한 것이었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거친 표현 이라던 의역학 시간의 도담쌤 말씀이 생각난다. 그래서 속내를 감출수가 없는 거로구나!!! 쌤들의 친절한 설명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다시 정리해야겠다.
 
우주 만물이 음양오행의 원리에 의해 생장수장을 겪는 것을 우주변화의 원리로써 이라 하고, 천체의 변화를 관찰하여 년, , , 시를 무엇을 기준으로 정 할 것인지 연구하는 것은 曆法이라 한다. 말하자면, 여기서 曆法은 때를 알게 해주는 학문인 셈이다.
 
그런데 평소 수업시간 내 모습이 떠오른다. “선생님들이 어디 없는 말 하겠어?”라는 굳건한 믿음(?) 아니 안일함으로 알아듣는 척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던 내 모습이. (알긴 뭘 알어~~!!! 모르니까 입다물고 있는 것이지;;)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태음태양력으로 지구가 태양을 도는 주기를 1년으로 정하고, 달의 모양변화주기를 기준으로 하여 계절에도 맞춘 曆法이다. 그 시원은 [여씨춘추12][예기월령]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천체의 변화 즉 자연의 변화(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時令을 만들고, 각 달의 성격을 규정하여, 인간도 그 변화에 맞추어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였다. 그 변화의 순간들은 우리가 사는 지반에서 해 그림자로 포착되었다. 해 그림자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긴 동지를 분기점으로 해서 24절기가 만들어졌다.
어느 시간을 말해도 장소를, 어떤 장소를 말해도 시간을 서로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은 분리될 수 없다. 농사를 짖는다는 것은 때에 맞추어 파종을 하고 수확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조상들은 농자를 천하지대본으로 삼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고려때 원나라에서 수입한 농서 [농상집요]에 의존해 농사를 짓고 있었다.
세종(1429)은 애민하는 마음으로 조선의 풍토에 맞는 농사법을 연구케 하여 [농사직설]을 편찬하여 배포하였다. 이를 효시로 국내에는 자주적 농법서가 편찬되어왔으며, 효종 1656 [농가집성]의 편찬의 토대가 되었다. 주어진 풍토와 지세 안에서 논농사와 밭농사의 특 장점을 활용하여 농사를 지으려면 기후를 잘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절기력을 이용하였는데 이를 농사력이라고도 한다.
쌀 한 톨이 입에 들어가기까지 수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데 그러려면 그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 하여 절기를 기준으로 그 때를 맞추고 일의 순서가 정해졌다. 정학유의[농가월령가]는 그 달과 절기에 따른 농가의 일과 풍속을 노래한 것으로 권농과 풍속을 교화시키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절기에 맞추어 자연의 리듬으로 사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절기를 공부하면서 알았다. 농사를 지으시는 친정엄마가 내게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콩심기, 밭매기등등)들을 왜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셨는지 말이다.  
나는 도시에서 문명생활을 한다고 시골일은 해도 되고 또는 안 해도 되는 것 처럼 생각했었다. 그런데 농사라는 것은 [예기 월령편]에서 천자가 봄이 되면 몸소 쟁기질을 하여 모범을 보이듯, 그 절기에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자연의 리듬에 따라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이러한 활동들은 다른 생명뿐 아니라 자신을 살리는 생명활동인 것이다.
생장수장 이라는 순환의 커다란 바퀴를 돌리는 일, 그 바퀴에 흔쾌히 올라타는 일 이었던 것이다. 천지의 리듬이 절기라면, 나는 이 리듬을 어떻게 탈 것인가. 이것이 나의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나도 자연과 다르지 않음을, 내가 자연임을 잊지 않는다면 그 숙제는 좀 더 가벼워 지지 않을까!!
 
이런 발제는 처음이라 부담스러웠지만 처음으로 공부하는 재미(!!)를 느껴본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2를 설명하려면 1을 알아야 하기에 자꾸만 근원을 묻게 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설명하려고 할 때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질문하고 또 답을 찾아보는 것. 그것이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발제가 끝나고 절기는 내안에서 꼼틀거린다. 지금은 춘분절기를 보내고 있다. 자월(대설, 동지)에 생겨난 하늘의 일양의 봄기운으로 지구에선 寅월(입춘)에 봄이 시작되고, 卯월,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절기를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하지가 될때까지 점점 길어진다. 辰(청명, 곡우)에는 봄이 절정에 이를 것이다. 한 번도 같은 봄은 없었던 봄, 乙未년 봄은 어떤 봄이 될까 정말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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