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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1~2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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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한일상 작성일22-05-19 18:02 조회494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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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랭귀지 스쿨/ 2학기-말하기-1, 2/ 후기/ 220518/ 윤원정

 

 

시각의 범람에서 소리의 바다로

-판소리계 소설 한 대목 스토리텔링하기-

 
초록이 짙어가는 5월 첫 주 금요일, 2학기 말하기첫 수업 날이다. 지난 1학기 10주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줌 화상화면에서 들뢰즈 강독과 서양철학사 세미나로 읽기의 고단함과 거룩함을 살짝 맛보았고 드디어 감이당에서 첫 오프라인 수업을 맞이했다. 반갑고 설레였다. 지성의 욕망은 원초적으로 솟구쳐야 한다더니 그래서 마음 내어 공부하러 함께 모인 도반들이 우리라는 생각이 들고 동지 의식 같은 게 느껴져 더 반가웠나보다.
 
말하기’ 1교시는 고미숙 샘의 시각의 범람에서 소리의 바다로강의로 시작되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 말하는 사람)이다. 책을 읽었으면 소화를 시켜야하고 그 증명이 첫 번째 말하기, 두 번째 쓰기이다. 읽었으면 말하고 써야 앎과 삶의 일치도 가능하며 이때 말하기는 지식의 순환이자 내 몸의 에너지 순환이다. 말하기는 공부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활동이다. 말을 해야 뇌가 운동하고 몸이 순환된다. 이메일, 카톡, 스마트폰 등 기술이 발전하고 자동화될수록 말하기 영역과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고 있다. 그럼 남은 에너지를 어디에 쓰는가? 결국 욕망만 남는가...현대인은 몸은 안 움직이고 마음을 과도하게 쓴다. 그래서 심리적 질환과 몸이 순환되지 않아 생기는 각종 질병 들이 난무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구석기 시대인 보다 우리가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

말은 나의 내적 에너지를 진솔하게 표현해야 한다. 시각과 청각의 차이를 양자 역학으로 보자면 시각은 물질화된 것을 보며 그래서 화려하고 진귀한 것에 쏠린다. 물질화된 것은 입자다. 반면 소리는 파동이다. 파동은 고정될 수 없고 고정화되는 것이 아니고 흐름이다. 인간이 시각에만 쏠려있으면 계속 물질을 쫓아가게 되며 화폐와 상품에 중독되게 된다. 현대인은 불의 기운을 많이 써서 외로움을 많이 탄다. 그러면 소통을 해야하는데 소통의 방법을 잃어버렸다. 소통을 오로지 시각 즉 입자로 한다. 그러니 돈이 필요하다. 소통과 공감에 돈이 필요하다는 전제가 있어서 자기가 쓸 수 있는 생명에너지를 하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목소리다. 말의 힘을 알면 그렇게 시각에 붙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과다하게 시각에 노출되어 있다. 지혜는 보이지 않는 것과 만나므로 파동이며 그래서 청각을 활용해야한다. 시각의 범람에서 소리의 바다 곧 말하기 듣기의 지혜로 관심을 돌리고 방향을 바꾸어야한다는 일깨움을 주는 강의였다.
 
첫 번째 미션은 판소리계 소설 한 대목으로 표현력 기르기이다. 낭송 판소리를 읽으며 한국인의 다이나믹한 심성과 우리 말의 풍부함과 푸짐한 입담을 새삼 느꼈다. 춘향전, 흥보전, 심청전, 토끼전, 변강쇠가 등 줄거리는 대강 알고 있었으나 그 중 한 대목을 정해 풍부한 표현력으로 스토리텔링을 하자니 난감함이 앞섰다. 나는 흥보전 중 흥보네 마지막 박에서 양귀비가 나오는 장면을 택했다. 낭송 흥보전에 묘사된 대사와 표현 들을 반복해 읽고 현대적 상황에 맞춰 군데군데 변화를 주고 반복 연습하며 만만치 않음이 느껴졌다. 몇 년 전 아프고 난 후부터 컨디션이 조금만 안 좋아도 목소리부터 잠기고 갈라지고 쇳소리가 나고 목소리 내는 것이 힘이 들었다. 동굴 보이스와 찰진 목소리가 부러웠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목소리가 나려면 신장의 물과 심장의 불, 그리고 폐의 조절능력이 동시에 작용해야 하며 목소리는 뼈의 상태이기도 하단다. 그러니 양생을 위해서라도 목소리 훈련에 집중했다.

 2주차 3교시에 입안이 바짝 마르는 긴장감 속에 스토리텔링 발표를 했다. 변강쇠와 옹녀의 팜므파탈, 하드코어에 도전한 분, 토끼전의 장면들을 표현한 분, 춘향을 현대적 해석을 곁들여 맛깔나게 이야기해준 분, 심봉사와 뺑덕어멈을 배꼽 잡는 입담으로 웃음을 준 분 등. 이야기 듣기가 그 어떤 예능보다 재미있고 더구나 유익했다. 개인 발표 후 고미숙 샘께서 일일이 한 사람씩 세밀하고 정확한 강평을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 목소리와 이야기하는 스타일을 바꿈으로써 내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수행하듯 치밀하게!    놀이하듯 즐겁게! 

하라는 복희씨의 말씀을 명심하며 2학기 스토리텔링으로 수련하기미션을 통과해보아야겠다.

 

 

 

 

 

 

댓글목록

오늘NowHere님의 댓글

오늘NowHere 작성일

이미 목소리의 변화를 감지하며 살고 계셨군요. 지난 발표도 잘 들었고, 이번 후기도 잘 읽었습니다. 특히 3주차 후기를 제가 작성하느라 작성해주신 후기의 도움도 받게되네요. 감사합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댓글의 댓글 작성일

매번 댓글로 전해주시는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오늘 님^^
'읽기'에 이어 '말하기'의 2학기 여정도 함께 하는 도반들이 있어
힘이 나네요~^^

잘견디자님의 댓글

잘견디자 작성일

후기 감사합니다. 제가 들은 유일한 수업인데 덕분에 들었던 내용이 기억났습니다. 학창시절엔 한 번 들은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 덕분에 노트 필기하는 습관이 들여지지 않아 나중에 톡톡히 댓가를 치른 적이 있었는데, 뭐든 동전처럼 좋고 나쁜 양면이 존재하는 것이니 들은 것 많이 까먹었다고 슬퍼 말고 이렇게 누군가의 도움으로 다시 기억할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고미숙 선생님 강의 시간만이라도 출석해 보려고 했는데, 오늘도 결국 불참하게 되네요. 또 누군가가 이렇게 써주실 후기에 기대어 보아야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첫 시간에 주신 떡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제가 식단 관리 하느라 잘 못 먹는데, 속으로 잘됐다하며 오랫만에 guilty pleasure를 느꼈습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댓글의 댓글 작성일

반가워요!
부족한 후기를 꼼꼼히 읽어주시고 정성 가득한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고마워요~~^*^
감이당에서 자주 뵙길 바래요.

금강지님의 댓글

금강지 작성일

선생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미숙 선생님의 강의 내용을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다시 리마인드되네요. 선생님의 흥부전 아주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발표 잘 하셨어요. 몇년 전 많이 아프셨나봐요. 고통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부하실 마음도 나신게 아닐까요?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게 되어 기쁩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도 샘과 함께 공부하게 되어 기뻐요~^*^
감이당 홈피가 접속이 안되어 애 먹었는데 일찌감치 댓글 올려주셔서
넘~~감동이네요!
함께 하는 공부 도반들이 있어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