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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3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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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늘NowHere 작성일22-05-24 06:29 조회510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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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랭귀지 스쿨(금성) / 2학기 / 3주차 후기 / 오!늘~(정광선)

 

말이 말을 낳는다

 

지난주 발표의 아쉬움 때문일까? 오늘 곰숙쌤의 오전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도 다음주 발표를 위한 지침이라도 있을까해서 관심을 더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주차 강의에서는 표현력과 목소리에 대해 강조하셨다. 오늘은 스토리텔링에 대하여 하나씩 설명해주신다.

 

말이란 운동이라는 것. 말은 변화하는 운동이므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운동 속에서 말을 결정해 나아간다. 그렇다. 말은 운동이고, 연결되고 또 연결되는 흐름인 것이다. ‘말이 말을 낳는다’. 얼마전 관람한 영화 ‘우연과 상상’(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서도 ‘말이 말을 낳는다'와 유사한 대사가 있었다. 기억에 저장해놓고 되뇌이던 대사를 오늘 강의에서 다시 만나고 있다. 평소 나는 마음 속에 계획된 말을 정확하게 내뱉어야만 한다는 강박(그렇게 제대로 말한 적도 없지만)이 있다. 마치 전략을 수립하고 계획에 딱딱 맞추어 진행해야하는 프로젝트(그것도 계획대되지 않지만)처럼 말이다. 내게는 ‘말이 말을 낳는’ 수련이 필요하다.

 

곰숙쌤은 공자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을 인용하며 '말하기란 편집’이라고 정의하신다. 해아래 새 것은 없다. 따라서 이야기를 창조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편집'하면 된다.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재배치하는 능력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편집에도 필요한 형식이 있다. 기승전결이라는 형식이다. 기승전결은 봄, 여름, 가을, 겨울과도 같다. 매년 사계절은 돌고 돈다. 그러나 매번의 봄, 매번의 여름, 가을, 겨울은 결코 지겹지 않다. 항상 감동의 새로움이다. 왜냐하면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동일한 것으로 우리를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 항상 새로운 것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봄의 꽃들이, 새들의 소리가, 초록의 색깔들이, 따사한 기온들이 지난 봄과 똑같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흐름(‘일의성’)의 형식인 사계절이 있다. 강의를 들으면서도 다음주 발표에 저 내용들을 어떻게 다 녹여내야하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이미 선택해 놓은 발표 문장(열하일기의 ‘상기’)과 강의가 뒤섞이고 있다. 동시에 그 흐름 속에서 생각과 말이 일어나고 있다.

 

오전 강의가 끝나고 오후 세미나 시간. 각자 읽고 선택한 글들을 공유한다. 서유기, 열하일기, 홍루몽 등 선택한 고전도 다르고, 발표할 문장들을 고른 이유들도 다양하다. 서로에게 좀 더 나은 발표 준비를 위해 조언도 진지하다. 나 또한 선택한 부분을 말하면서 ‘말이 말을 낳는다’를 다시 느낀다. 그저 재미있게 읽은 장면을 선택해 왔다. 연암이 코끼리를 설명하는 표현하는 말빨(?)이 좋았고, 그걸 암송하여 내 표현력도 늘려보고 싶기도 했었나보다. 이런 이유들을 설명하다 보니 새로운 말과 의미들이 내 입에서 튀어 나오고 있다. 또다시 텍스트를 읽어보고, 그리고 학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재된 흐름도 느껴지는듯 하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유로 연결된다. 연암이 말한 ‘이치’와 ‘변화를 궁구’하는 것에 대해 천착해보고 싶다. 그것들을 생각하며 다음주 발표 준비를 시작해봐야겠다. 다음주 여행 일정도 있는데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ㅠㅠ

 

댓글목록

승화니님의 댓글

승화니 작성일

...연암이 말한 ‘이치’와 ‘변화를 궁구’하는 것에 대해 천착해보고 싶다... 라고 하셨는데 충분히 보여주신듯 합니다. 곰샘의 강의 다시 복습할수있어 감사했어요~^^

오!늘~님의 댓글

오!늘~ 댓글의 댓글 작성일

부끄럽지만 저의 몸부림을 봐주고 계시니 감동입니다. 승환쌤의 글읽기 그리고 세밀한 듣기의 특별함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금강지님의 댓글

금강지 작성일

고미숙샘의 강의 내용 정리 감사합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 준비도 만만치 않네요. 그렇지만 나의 역량을 믿고 새롭게 변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요일날 뵈어요.

오!늘~님의 댓글

오!늘~ 댓글의 댓글 작성일

조언을 받아들여 발표 내용을 즉각 수정하시는 자세에서 변용하시는 노력을 느꼈고, 배웠습니다. 계속 화이팅입니다!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작성일

저도 고미숙 샘 강의 내용 중'말이 말을 낳는다'가
급류를 건너려 한 발씩 내딛을 때 일어나는 내면을 통찰한 데이비드 봄의 이야기와 함께 한참 동안 곱씹어 보게 되더군요.
공자의 술이부작(述而不作)도 말하기 뿐 아니라 우리 삶도 배치와 편집을 달리하며 새로워질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오늘 님~^^

오!늘~님의 댓글

오!늘~ 댓글의 댓글 작성일

같은 강의를 듣고,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네요.
공감을 통해 공부가 더 진전이 생겨 좋습니다. 공감 감사합니다, 윤선생님.

박마리아님의 댓글

박마리아 작성일

지난 주 수업 내용을 잘 정리해서 올려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정리하여, 자신의 언어로 재편집하고, 그것도 대중앞에서 재미와 메세지까지 전달하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통해서 숨겨진 인생의 재미와 가치에 접속할 수 있음을 믿으며 우리 모두에게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여행 잘 다녀 오세요.^^

오!늘~님의 댓글

오!늘~ 댓글의 댓글 작성일

예, 쉽지는 않지만 배우는게 많고, 함께해서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