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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새겨진 우주 이야기] 나는 왜 운명학에 꽂혔는가? (2)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22-04-21 16:14
조회 : 358  

나와 우주의 만남

윤순식(남산강학원)

서양의 세계관 - As above, So below(위에서 그러하듯 아래에서도 그러하다)

오랜 역사를 통과해온 운명학은 우주의 움직임과 관계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사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우주의 기운이 몸에 새겨지면서 우주의 일원이 된다. 하여 인간은 모두 그 자체로 하나의 별이고 소우주이다. 우리 몸에 우주의 기운이 새겨진다는 말은 그것이 그 사람의 운명과 기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의미이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은 ‘인문의역학(人文醫易學)’을 배움의 모토로 삼고 있다. 이는 인간의 삶을 탐구하는 인문학과 몸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 우주의 운행을 연구하는 역학이 다르지 않다는 사유에서 출발한다. 특히 동양 사상의 근간이 되는 유학에서는 인간과 우주, 천지 만물을 한몸(一體)이라고 하였다. 인간을 포함한 천지 만물 전체를 통합해 총체적인 하나의 우주로 이해하는 것이다.

동서양 운명학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우주의 이치 역시 ‘우주 만물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운명학은 우주(하늘)와의 상응성에 따라 인간의 운명을 추론한다. 하늘과 인간이 상응한다는 세계관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다. 서양에서는 ‘As above, So below(위에서 그러하듯 아래에서도 그러하다)’라고 하였고, 동양에서는 천지인 상응(天地人 相應)이라고 하였다. 천지의 기(氣)가 교류하는 가운데 존재하는 인간은 우주와 서로 상응하며 살아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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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구성하는 하늘의 별들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별들은 인류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 지금으로부터 137억 년 전, 원자보다도 작은 점 하나(태초의 우주)가 대폭발(big bang, 빅뱅)을 일으키며 우주는 팽창하기 시작했다. 작은 점에서 시작된 대폭발로 수많은 별이 탄생했고, 수십억 개의 별들이 무더기로 모여 무수한 은하가 만들어졌다. 우주에는 대략 1,000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이 어마어마한 우주에 지구가 속한 태양계가 포함된 ‘우리 은하(Our Galaxy, The Milky Way, 은하수, 미리내)’가 만들어졌다. 다시 긴 시간이 흐르고 지금으로부터 46억 년 전, 은하수 안에 태양과 지구, 그리고 달이 차례로 탄생했다. 그로부터 또다시 시간이 한참 흐른 360만 년 전, 드디어 지구에 첫 인류가 등장한다.

인류의 탄생을 우주 달력으로 계산해 보면 우주의 시작인 빅뱅이 1월 1일 0시에, 태양과 지구는 8월 31일에, 인류의 역사는 12월 31일 밤 9시 45분에 시작되었다. 무량한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인류는 이제 갓 태어난 새내기인 셈이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이렇게 무수한 우주의 별들은 다 성격이 다르다. 우아하고 장중하게 자전하는 별, 팽이같이 지나치게 빨리 돌다가 형체를 찌부러뜨린 별,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내는 별, 엑스선이나 전파를 내는 별, 젊은 별, 중년기의 별, 죽어가는 별, 죽음의 문턱에 이른 별 등 우리 은하 안에는 다양한 성격을 지닌 약 4,000억 개 정도의 별이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별은 계속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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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까지 별은 계속 태어나고 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하늘의 별을 관찰했다. 인류의 아주 먼 조상들은 척박했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면서 푸른 초원을 따라 이동하며 유목 생활을 하던 원시인들에게 별을 읽는 능력은 생존과 직결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별들의 움직임을 보고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언제 익는지, 사슴이나 들소 같은 야생동물들의 이동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를 예측하게 되었다. 하늘의 기운과 계절의 변화를 알아야 제때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다. 인류가 농경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천문을 해석하고 자연의 변화를 아는 것이 농작물의 수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죽음과 자연재해 등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세상을 알고자 애를 썼던 고대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하늘의 사건과 연계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일상의 가장 사소한 일에서부터 가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 더 나아가 질병이나 전쟁, 생사와 관련된 절실한 문제들도 하늘에 질문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하늘의 별을 관찰하면서 인간이 획득한 것은 하늘과 감응하는 능력이었다. 천지 만물의 모든 것들이 시간의 흐름에 변화하듯 인간의 삶 또한 우주의 이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아주 깊은 근본에서부터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해와 달과 별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수록 사냥 시기나 농사시기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기에 측정의 정확도가 중요해졌고, 기록을 보존하는 일도 점점 중요시되었다. 천문학은 관측과 수학, 문자의 발달에 크게 이바지했다. 기원전 37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이미 천체 관측용 건물을 갖추고 있었고 복잡하고 세밀한 수학적 계산이 가능했다고 한다. 하늘을 관측했다는 흔적은 고대의 여러 문명권에서 찾을 수 있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에서는 달력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달력이 있었다는 것은 별들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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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가 탄생하면서 별자리의 이름도 기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자가 없던 훨씬 전부터 인류는 별들을 선으로 연결해 그림을 그리고 별들의 무리에 이름을 붙였다. 고대인들은 별들과 동물을 연관 지어 최초의 ‘별자리’를 만들었다. 현재 천문 해석에 관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이라고 알려진 것은 고대 바빌로니아 비석이다. 기원전 17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별들의 움직임을 통해 국가의 운명을 해석했다는 기록을 돌에 새겨 놓았다. 이 비석에는 일곱 행성(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위치와 전쟁, 기근, 왕권 교체 등과 관련된 예언이 발견되고 있다. 고대인들은 하늘의 행성들을 보고 시간이나 방위뿐만이 아니라 국가의 운명까지 예측하게 되었다. 이것이 천문해석학의 기초가 되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발전된 천문 해석은 페르시아를 통해 이집트와 인도까지 퍼져나갔다. 기원전 625년 갈데아인이 건설한 신바빌로니아 왕국은 특히 천문과 역법에 뛰어났다. 이들은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를 30도씩 12등분하고 그 12부분마다 동물과 사람의 이름을 부여하였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서양의 운명학에서 사용하는 12별자리이다.

왕조나 제국의 운명을 예측하는데 사용되었던 천문 해석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권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국가적인 사건을 예측하는데 사용되었던 행성의 움직임은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을 결합하게 되면서 개인적인 것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특히 기원전 460년 무렵 그리스에서 의사로 활동한 히포크라테스는 천문 해석 개념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별자리를 바탕으로 한 의술 체계도 만들었는데, 우리 몸이 황도대의 12별자리에 영향을 받는다는 그의 개념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 유럽에서 사실상 금지했던 별의 학문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별자리가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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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지배하던 중세 유럽에서 사실상 금지했던 별의 학문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별자리가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집트 천문학자였던 프톨레마이오스는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내려온 행성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예측하는 천문 해석을 체계화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저술한 『테트라비블로스』는 천문해석학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천문해석학은 바빌로니아의 가르침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 가르침에 따르면 “하늘과 땅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하늘에서 나쁜 징조는 땅에도 나쁘고, 땅의 나쁜 징조는 하늘에도 나쁘다.” 하늘과 땅이 서로 상응하며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유를 기반으로 하늘의 움직임을 통해 지상의 사건을 예측하는 학문이 서양의 운명학이라고 불리는 ‘천문해석학(Astrology, 아스트롤로지)’이다. 아스트롤로지(Astrology)는 ‘별’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아스트론(Astron)’과 ‘이성, 논리, 말’을 뜻하는 ‘로고스(Logos)’가 결합한 말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별의 학문(星學)’이나 ‘천문(天文)’으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이미 우주와 지구에 대한 학문을 ‘천문학’이라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천문해석학’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천문해석학은 일반적으로 점성술(占星術) 또는 점성학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일본 사람들이 근대에 번역한 용어이다. 이 글에서는 천문해석학의 별칭인 ‘서양 별자리’로 통일하겠다. 서양 별자리는 시대에 따라 믿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널리 퍼지기도 하고 세상으로부터 불신과 소외를 당하며 역사에서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그러나 이 별의 학문은 수천 년의 시간을 통과하며 인간의 운명을 보는 지혜로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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