雷火豊 ䷶
豐 亨 王假之 勿憂 宜日中.
풍괘는 형통하다. 왕만이 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으니, 근심이 없으려면 마땅히 해가 중천에 뜬 듯이 해야 한다.
初九 , 遇其配主 雖旬 无咎 往 有尙.
초구효, 짝이 되는 주인을 만남이다. 비록 둘 다 양이라 대등한 관계이지만 허물이 없으니, 그대로 나아가면 가상함이 있으리라.
六二 , 豐其蔀 日中見斗 往 得疑疾 有孚發若 吉.
육이효, 짚으로 엮은 덮개에 많이 가려짐이라.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북두성을 본다. 나아가면 의심과 질시를 얻으리니, 진실한 믿음을 가지고 감동시키면 길하리라.
九三 , 豐其沛 日中見沬 折其右肱 无咎.
구삼효, 휘장을 둘러쓰고 있음이라.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작은 별을 본다. 오른쪽 팔뚝이 부러졌으나 탓할 곳이 없다.
九四, 豐其蔀 日中見斗 遇其夷主 吉.
구사효, 짚으로 엮은 덮개에 많이 가려짐이라.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북두성을 본다. 대등한 상대를 만나면 길하리라.
六五, 來章 有慶譽 吉.
육오효, 아름답고 훌륭한 인재를 오게 하면 경사와 영예가 있어 길하리라.
上六 , 豐其屋 蔀其家 闚其戶 闃其无人 三歲不覿 凶.
상육효, 집을 성대하게 하고도 그 집을 짚으로 엮은 덮개로 덮어 놓은 것이라. 집 안을 엿보니 사람이 없어 3년이 지나도록 만나 보지 못하니 흉하다.
올해 들어 과로사를 포함해 사망한 택배업계 종사자는 모두 12명이다. 택배 노동자들이 잇따라 사망하자, 열악한 근무환경과 장시간 노동을 종용하는 업계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택배 운송사 대표는 인원을 충원하겠다며 뒤늦게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로써 노동 환경이 변할 거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요즘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소유를 쉽고 빠르게 해주는 것이 ‘택배’ 시스템이기도 하다. 손가락으로 몇 번 터치하면 집 앞으로 원하는 물건이 배송되지 않는가. 어마어마한 택배 물량이 이런 세태를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많은 수요에 합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운송 시스템도 문제지만, 풍요로워도 너무 풍요로운 우리의 삶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