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대로 대만 여행 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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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3-09-16 22:53 조회1,089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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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되는대로 대만 여행 삼일차! 9월 16일 후기를 맡은 이경아입니다.
책도 안 보고 먹고, 놀고, 수다 떨고, 산책하며 지내니 참 좋은데 벌써 내일이 출국이네요.
오늘 일정은 용산사와 중산 기념관, 중정 기념관 방문입니다.
아침은 되는대로 여행답게 먹고싶은 사람들은 호텔 앞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히 먹었어요~
그런데 출발하려고 로비에 내려왔더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어요. 복희씨가 어젯밤에 과일 사러 나갈 때 신용카드를 들고 나갔는데 아침에 보니 없다는 거예요. 그렇죠~ 여행은 이런 맛이죠. 잃어버리고, 놓치고, 늦고...
일단 버스에 타서 쭌언니와 복희씨가 카드회사에 전화를 시도했어요. 이럴 때 통화가 한 번에 이루어지는 법은 없죠. 여러 번 시도 끝에 통화가 되어 다행히 카드 분실신고를 했습니다
복희씨 통화하는 것을 듣다 보니 용산사에 어느덧 도착~
용산사는 대만의 최초의 절인데요. 관음보살이 부처님께 가려고 천진으로 가는 중에 풍랑을 만났다고 해요. 그러자 이것도 부처님의 뜻이라 여기고 이곳에 천진에 있는 용산사와 같은 이름의 용산사를 지었다네요. 관음보살과 깊은 인연이 있어서인지 1950년대에 절에 불이 났을 때 관음보살만 남고 다 탔다고 합니다. 대만에는 티벳 불교 사원이 많고, 대만이 티벳을 많이 지원하고 있는데는 아마도 달라이라마 존자가 관음보살의 화신인 것과 연관도 있는 것 같아요.
용산사는 부처님과 화타, 관우, 문창대군, 월로신군등이 모셔져 있었는데 각자 간절한 소망을 빌어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점괘를 보는 것이었죠. 소원을 빌고 나무조각 2개를 던져서 음양이 나오면 산가지를 하나 뽑아요. 그리고 산가지에 번호가 적혀있는데 점괘함에 가서 번호에 맞는 점괘를 꺼내서 보면 됩니다.
지금 다들 머리를 맞대고 점괘를 해석하는 중
각자 뽑은 점괘에 곰샘이 디테일을 살려서 자~해석들어갑니다.
근영샘은 문중자 왕중엄 자래유성- 태양이 하늘에 걸려있으니 가만히 있으면 된다. 장애물이 없다는 괘가 나왔는데 오늘의 최고 괘였죠.
곰샘 왈 가만히 있으면 다 잘된다 하니 이리 와라 이제 책 쓰자!
문샘은 종각장군 장풍파랑- 바람을 일으키고 물결을 헤쳐 나가라. 문샘은 근영샘과 달리 가만히 있지 말고 바람을 일으키라고 하는데
곰샘 왈 파랑이 아니라 파란만 일을 킬 듯하다^^
근영샘과 문샘은 이제 서로 역할을 바꾸실 듯. 근영샘은 가만히 있고 문샘이 다 하는 것으로~
주란샘은 이태백 취중착월- 이태백이 취중에 강에서 달을 잡으려고 한다. 오~ 이태백이라니 드디어 아는 이름이 나와서 다들 좋다고 반가워하는데
곰샘 왈 헛짓거리 하고 있다~
우리에게 큰 웃음을 준 수지니샘은 장료장군 공심노력- 마음을 비우고 노력하라.
곰샘 왈- 예쁜척하지 말고 마음을 비워라. 수지니에서 공심이로 이름 급 변경. (다들 물개 박수)
곰샘 왈 공심이가 아니라 꿍심이가 되면 또 혈관 터진다.(얼마 전에 손목 혈관 터짐)
문샘 왈 하나라도 욕심이 생기면 한심이가 된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으면 방심이가 된다~
장금샘은 곽영공 심중용사 귀인중중 – 마음속에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귀인들이 주변에 많다.
저는 곽분양 부귀공명- 곰샘 왈- 앞으로 감이당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곽영공과 곽분양은 곽자의라는 당나라 장군을 다르게 부르는 명칭인데 장금샘과 제가 곽자의가 나온 것을 보니 둘이 같은 방을 쓰고 있는 것도 뭔가 전생의 인연이 있는 듯하네요.
복희씨와 혜숙샘은 안 뽑았는데 곰샘 왈 40~50대는 뭔가를 이루려고 해서 힘들지만, 60대 이후는 딱히 이루어야 할 게 없으니 안 뽑아도 된다. 그냥 살다 죽는 거다!(물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욕심내지 말고 삶을 돌아보며 정리를 하라는 말씀)
점심을 먹으로 딘타이펑으로 이동
11시 오픈인데 일찍 도착했기에 미리 번호표를 받았는데요. 벌써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뜻하지 않게 오픈런을 하게 되고
각종 딤섬과 깔끔한 채소 요리들~ 뒷정리는 고추장으로 비벼서 깔끔하게 마무리. 역쉬 한국인에겐 고추장이죠~
양생은 어디서나 언제나~ 돌 의자에 앉거나 눕거나 발바닥 지압 중
이제 곰샘은 2030 청년학교, 근영샘은 토요 글쓰기 줌 강의 준비로 방으로 들어가시고
드디어 곰샘 좌석을 탈환한 복희씨~ 앞에는 배와 바나나, 고구마등 간식이 있고 부러울 게 없습니다. 오~예~
저희는 중국과 대만의 국부이자 100% 지지를 받는다는 쑨원 기념관으로 갑니다.
와우~ 그런데 쑨원의 표정이 생각과 달리 좀 어두워 보이네요. 곰샘이 첫날 고공 박물관에서 쑨원의 표정이 어두운 이유를 설명해주신 게 생각났어요. 되는 일이 없어 간기울결이라 표정이 어두운 거라고~
교대식을 구경하고 근위병들의 무릎을 걱정하며 이제 장개석 기념관으로
세계에 퍼진 화교들이 돈을 모아 지었다는데 들어갈 때는 대충문(大忠門)으로 들어가서(아쉽게도 대충문 사진이 없네요), 나올 때는 대효문(大孝門)으로 나오는데 문샘 왈 대충해도 대효??? 저도 이제 슬슬 문샘의 아제개그에 적응이 되어가고 심지어 재미있어지네요~
하루종일 점괘 가지고 웃고 떠들고 가족들 줄 간단한 선물도 사고...그러다 보니 벌써 대만에서 마지막 저녁이네요. 깨봉에서 거의 매일 보는 멤버들이지만 이렇게 함께 여행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서로에 대해서 더 친근해진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실컷 수다를 떨어서 좋았습니다. 샘들과 수다는 삶이라는 텍스트를 다양하게 읽는 느낌이랄까? 수다와 배움이 하나인 현장~ 이것이 제가 누리는 부귀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샘들이 서울에서 가져온 책들은 좀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이것으로 되는대로 대만여행 3일차 후기를 마칩니다. 여행 내내 식상도 없는데 저희들 맛있는 밥 챙겨주신 쭌언니 덕분에 잘 지내다 갑니다.
다들 월요일에 깨봉에서 만나요~
댓글목록
샘샘님의 댓글
샘샘 작성일
어쩜 매일이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점괘 해석 넘 웃기네요 ㅋㅋㅋ 곰샘왈~ 근샘과 문샘의 역할 체인지!!
그리고 역시 무언갈 잃어버리지 않으면 여행이 아닌가 봅니다..ㅋㅋㅋ
쑨원 간기울결설... 곰샘 넘 웃기신 거 아닙니까?!
재밌는 후기~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