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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80 고전학교 시즌2]1학기 에세이/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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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니맘 작성일23-04-23 09:19 조회2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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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80 고전학교 시즌2 / 몸과 인문학/ 2023, 4, 26/ 박미경

 

 

아프리카 오지에서 길을 찾다

 

   부귀는 당연히 누리고 빈천은 무조건 피하고 싶은 욕망이 가장 큰 장벽이다. 원초적 불균형에다 이런 식의 탐욕이 중첩 되면서 차별이 이중삼중으로 증폭 되는 것이다.  

그런 망상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팔자를 원망 하거나 한탄할 수밖에 없다이 대책 없는 팔자 타령의 고리를 끊고 어떻게 자기 운명의 능동적 

요법을 터득할 것인가이것은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자 소명이다고로, 모든 팔자는 평등하다.                                                                                                                                                                                                                        고미숙/ 몸과 인문학/ 북드라망/ 2020/ 229

 

   대학 졸업을 앞두고 대여섯명의 친구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꿈꾸며 TOEFLGRE를 준비 하며 도서관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 했었다그런데 나는 성적도 꽤 좋았고교수님들이 추천서도 잘 써 주셨는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입학 허가를 받았는데, 나는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의 입학 허가를 못 받고 있어 힘들어 하고 있던 때에 친척 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나이지리아에서 지사원으로 근무하던 중에 휴가를 받아 한국에 나와 있던 상태 였고, 만나 보니 마음에 들었다해외로 공부 하러 가고자 했던 계획도 진행이 잘 되고 있지 않던 터라, 뭔가 안정을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결심 하고, 그 다음 해 휴가를 나왔을 때 결혼식을 올리고 유학을 꿈꾸던 나의 인생 행로는 해외지사원의 아내 로서의 해외 생활이 시작 되었다.

그로부터 나이지리아, 수단, 이집트, 다시 수단으로 발령을 받아 중간에 4년을 빼면 23년을 아프리카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학창 시절 꿈꾸었던 대학교수로서의 삶을 뒤로 한 채, 지사원의 아내로 두 딸의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같이 공부 했던 친구들이 학위를 마치고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두 친구는 모교에 돌아와서 교편을 잡고, 한 친구는 춘천의 교육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끝까지 도전하지 못 하고 결혼으로 불안한 상황을 도피 하고자 했던 내가 한심 해 보이기도 하고, 가정을 나의 사회적 성공과 맞바꾸어서 살아 왔다고 생각하니, 학창시절 가졌던 꿈을 이루지 못 했다는 허전함이 마음 속 한 켠에 계속 자리를 잡고 있었다그래서 일까, 나는 한국에 들어올 기회가 있어서 친구들 과의 모임이나 동창회 소식을 들어도 참석 하기가 싫었다그곳에서 발견하게 될 초라한 내 모습을 외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60 80 고전학교의 도담 선생님의 사주,명리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이렇게 살아오게 된 것이 누구의 탓도 아니고, 내 운명의 지도대로 살았을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내 사주에는 식상과 재성은 하나도 없었다비겁이 두개, 관성이 두개, 인성인 토가 네 개나 배치 되어 있었다사회적인 성공과 소유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 왔지만, 외국인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 덕분에 학교 행사에 참여 해서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알릴 수 있었고, 아이들 친구의 부모들 과도 많은 교류를 할 수 있었다또한 한인교회의 활동에 적극 참여 해서 선교사님들을 돕고, 많은 난민 구제 사역에도 함께 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기쁜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를 알게 되었다아프리카 오지에서 나는 성공과 소유에 대한 자본주의가 심어 놓은 망상에서 벗어나서 초라한 모습이 아니라 기쁨으로 충만한 내 모습을 마주 할 수 있었다삶을 대하는 나의 가치관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2015년 해외 생활을 정리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그동안 부러워 했었던 친구들의 소식을 들었다은퇴한 친구도 있고, 자신의 꿈을 위해 결혼을 포기한 친구도 있고, 자기 일을 하느라 아이들을 자기 손으로 키우지 못 한 아쉬움을 얘기 하는 친구도 있었다젊은 시절에는 같은 꿈을 꾸었지만, 태과/불급으로 일그러진 주어진 팔자 안에서 자신의 운명을 최대한 조율 하며 살아 왔다는 점에서 부러워 할 것도 자격지심을 갖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이제 더 이상 내 삶에 아쉬움과 허전함 이란 없다그래서 모든 팔자는 평등한 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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