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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경미 작성일12-07-25 10:25 조회3,675회 댓글4건

본문

* 감성 2학년 3학기, 첫 번째 수업 후기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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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자다가 숨이 막혀서 벌떡 일어남


발 뻗고 누우면 문을 열 수 없는


작은 방이 무덤 속처럼 느껴진다


 


방문이 현관문이라서 문을 열 수가 없다


방문을 여는 대신, 냉장고 문을 연다


 


허 시원한 바람


숨통이 트인다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가


잠결에 이런 생각이 든다


 


냉장실 문을 열었는데 이렇게 시원하니


냉동실 문까지 열면 얼마나 더 시원할까?


 


나는 다시 벌떡 일어나


냉동실 문을 연다


 


하 살거 같애…


세상 모르고 곯아떨어졌다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냉동실에 물 얼려놓은 거가 녹아서


방바닥에 물이 뚝뚝 떨어진다


매일 밥하기 귀찮아서


한 번 할 때 왕창 해서 얼려놓은 주먹밥이


다 녹아서 흐물흐물해졌다


 


이것이 인생인가?


그렇다면, 오늘 밤에는 또 어떻게 잠을 잔단 말인가!


 


 


* 의역학 시간


 


『圖表本草問答』


- 본초 관련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약성에 따라 본초를 설명하고 있는 책


당종해, 오래된 분 아냐


18C 청나라 때 서양 의학이 들어오던 시기


당종해는 서양의학에도 조예 깊었다


의역학의 대가


이 책도 의역학적 측면에서 서술


 


본초, 하면 뭐가 생각나나?


나무, 광물, 동물, 식물


끓여서, 달여서, 바르기도, 丸으로 만들어서… 먹는 약


 


약이란 무엇인가?


in-put과 out-put 사이 관계의 작용


약이라고 먹어도 오줌 똥으로 나와


근데 이게 몸 안에서 작용해서


병이 낫는다는 게 신기


 


약, 내 몸의 기운과 밀접한 관계


내 몸에 맞으면서


동시에, 다르니까 작용


완전히 같으면 들어오나마나


같으면서 다른,


이질적인 기운으로 인해 내 몸 변화


 


이질성 아니면 내 몸의 기운 돌릴 수 없다


그렇다면 그게 꼭 약이 아니어도


다른 삶


삶을 바꿔서 몸 안에 이질성 만들 수도


이질적인 길 위에 서 있을 때만 운명 바뀜


 


약을 먹는다는 또 다른 의미 :


내 몸의 치우친 기운을 바로잡는다


내게 필요한 기운을 받아서


그게 초근목피, 돌가루 등에서


내 몸과 다른 사물들과의 관계


 


내 몸의 기운들이 본초에 다 분포되어 있다


본초는 내 몸의 기운으로 환원됨


 


내게 필요한 게 어딘가에 있다


사물이나 공간이나


어디만 가면 기분이 좋아져 이건


내 몸에 필요한 기운이 거기 있는 거야


 


먹는 건 아니지만, 사람도


이질적인 사람


이 사람도 내게 본초


 


이질적이긴 한데 무거운 기운 들어오면


몸이 더 처짐


 


약의 기운으로 뭘 본다는 건…


본초에서 약을 볼 때


자연과학적 객관적 사물이 아님


 


그 자체 불변의 성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게 내 몸과 작용했을 때의 효과


내 몸과 유기화학적인 게 맞았을 때


초근목피가 내게 약이 된다


 


한의학은 균형관계


치우친 걸 바로잡아준다


 


본초



타자


내 몸의 질병, 관계 바꿀 수 있다


 


인간의 기운이라는 용법 안에서


본초도 하나의 객관적 자연물이 아니라


인간의 서사 안으로 들어와야


 


이 책, 논리적으로 구멍 많다


꽃 벌어진 거 하늘의 기운 받아서


그러니 이게 천기를 보충하는 데 좋다


뭐 이런 식의 설명이


합리적으로 따지면 말이 안 되지만


 


자연을 객관적 지식으로 대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서사 안으로 끌어들여서


초근목피를 전개시키는 이 태도


이게 한의학 본초의 중요한 테제


헌데, 요즘 한의대에서는 데이터로 배움 외운다


 


인간의 서사 들어가면


같은 본초도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 가능


 


본초에서 말하는 효능


서양의학과 다름


 


이 책, 이야기 같기도 하고


께름직하기도 하고


잘 이해 못 할 거 같으면


자기 나름대로 서사 만들면 돼


 


약 먹고 감정 바뀔 수도


침 한 방으로 운명이 바뀔 수도


 


한의학은 과학적 아님


과학은 재현 가능


재현은 죽음


재현 가능한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규정할 수 없는 세계


상수가 통할 수 없는 세계가


새로운 가능성 열어


 


재현-실제에서는 불가능


많은 성 인들이 맛보고 몸으로 느낀


이 데이터가 더 정확


 


 


 


* 글쓰기 시간


 


갈릴레오 : 저기 달을 보라, 분화구가 보이지?


사람들 : 거짓말인가보다


 


왜 당시 사람들은 그걸 안 믿었을까?


 


어? 가운데가 움푹 파이고 울퉁불퉁하네?


근데, 가장자리는 왜 안 그렇지? 왜 매끈하지?


이건 합성이다!


 


갈릴레오는 달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만들었다


맨눈으로 보는 달이 아니라 망원경을 통해 보는 새로운 달


 


진리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형태로


짜안- 하고 나타나는 게 아님


화려한 휘장을 걷으며 나타나면 그 즉시


사람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그런 거 아님


 


새로운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지도록 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무진장 노력


디너쇼 같은 걸 하고


이야기 책으로 만들어 배포하고…


 


진리의 내용도 중요했지만


그것을 대중들에게 설득하는 작업


새로운 감각을 만드는 작업이


진리의 내용 만큼이나 중요했다


 


아니, 진리의 내용이 먼저 있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전했다기보다


대중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진리는 구성된다


 


그래서 지금도 하버드대학에선


4년 동안 엄청 빡세게 글쓰기 수련


도킨스나 최재천 같은 사람들이


글 잘 쓰는 이유도 그래서


 


과학은 ‘객관적 진리’라기보다


‘설득 가능한 언어의 체계’가 아닐까?


 


뉴턴은 중력의 존재를 증명했다


그러나 중력이 어째서, 왜?


있는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건 뉴턴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궁금하면 니가 찾아봐


 


아인슈타인은 뉴턴이 발견한 중력에


왜? 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 게 왜 있는 거지?


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물질 사이에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는 거야?


그리고 뉴턱 역학은 맥스웰의 전자기론과 안 맞다


 


당시 물리학계


1. 역학(뉴턴)


2. 열역학


3. 전자기학(맥스웰)


 


맥스웰은 “모든 물체는 시공간 속에서 항상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고 했는데


이게 뉴턴 역학과 모순


 


뉴턴 역학에 따르면


내가 빛의 속도로 빛을 따라잡으면 빛의 속도는 제로, 정지 상태가 되어


나는 빛을 붙잡을 수 있다


그러나 맥스웰에 따르면


내가 빛을 향해 달리든


빛의 반대방향으로 달리든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


 


빛의 속도가 10km/s라 하고 내가 같은 속도로 빛을 뒤쫓았다고 하자


그래도 여전히 빛은 내 앞에서 10km/s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영원히 빛을 따라잡을 수 없다


 


운동과 빛 사이의 이러한 모순


뉴턱 역학과 맥스웰 전자기학 사이의 모순을


아인슈타인은 해결하고 싶었다


그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의 꿈은 통일!


모든 현상을 하나로 꿸 수 있는 원리를 밝히는 것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운동과 빛 사이의 모순을 해결하고


분리된 시간과 공간을 통일했다


구부러진 시간과 휘어진 공간을 통합해서


시공간timespace이라는 하나의 복합 차원을 만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혀 다른 개념인 ‘질량’과 ‘에너지’ 사이 관계식을 만들고 (E=mc2)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중력’과 ‘가속운동’이 동일하다는 것을 밝힌다 (일반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은 하나의 동시통역기계 같은 걸(로렌쯔 변환) 놓고

모든 물질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고 싶어 했다


아인슈타인의 소원은 통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우리는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파이어아벤트의 질문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파이어아벤트의 질문 : 이 이론에 따라 사는 것이 바람직한가?


 


다윈의 진화론이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가 증명되는 게


진화론에 따라 사는 지금 우리의 삶이 힘들다는 것


그 이론이 맞다면 지금 삶이 이럴 수 없다는 것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어떤가?


 


관성계 A와 B


A가 보기에 B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다


B가 보기에 A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다


난 이렇게 정신없이 쫓기며 바쁘게 사는데, 난 늙어가는데


쟤는 항상 여유로워 보이고 젊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이렇게 된다


 


절대평등의 세계-


등속도운동을 하는 두 관성계는


절대 만날 수 없다


고립 폐쇄된 소통하지 않는 개인들이


끊임없이 서로를 부러워하는


A도 B도 항상


자기가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에 시달린다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가?


 


‘비이성’과 ‘합리’는 다름


과학은 객관적 진리라기보다 납득가능한 진실


 


이때, 납득가능성


이성적이라는 게 뭔지


 


근대에 이성이 출현했다고 하지만


중세 사람들도 엄청 이성적이었다


 


다음 주에는


표준모형/끈이론에 대해 살펴보면서


도대체 이 ‘이성적’이라는 게 뭔지에 대해


같이 공부해 보자


 


 


 

댓글목록

도담님의 댓글

도담 작성일

<p>오~ 일상이 시가 되고 시가 다시 후기가 되는 놀라운 글임돠. 눈에 쏙쏙 들어오고... 멋져요~!!^^</p>

하경님의 댓글

하경 작성일

<p>이성적이란게 뭘까? 인생은? </p>
<p>근데 오늘밤은 어떻게 주무시려나?</p>

인디언님의 댓글

인디언 작성일

<p>완전 경미샘 서사로 지난주 강의 복기...</p>
<p>정말 멋져요 ^^</p>
<p>담주 과학강의 못듣는데 담주도 부탁드려용 ㅎㅎ</p>
<p>냉장고에 든 물건 다 빼고 주무시면 어때요? ㅋㅋ</p>

선민님의 댓글

선민 작성일

<p>열린 냉동실 덕에 하루밤 잘 주무셔서 이글쓸 수 있으셨던지요^^?</p>
<p>흐물흐물 해진 밥과 전기세는 아깝지만 오늘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