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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물리와 철학 후기 (김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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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점배기 작성일22-09-08 06:21 조회789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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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와 철학 7주차 후기

 7주차 드디어 이 책의 끝까지 왔다.  마지막 발제 시간이라 뭔가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려고 그런지 공교롭게도 오늘 발제를 하신 선생님들
은 작년 일성 같은 조에서 공부를 하셨고, 올해 시간을 쪼개 책을 읽고 계시는 (줌으로) 네 분으로 구성되었다. 지금까지 이런 우연은 없었다...

 발제 순서는 9장 강수영샘, 10장 지승희샘, 11장 김자영샘, 마지막으로 양자역학의 발전(노벨상 수락 강연) 양미연샘이 마지막이었는데 양미연샘만 오늘 줌으로 참석하셨다. 세미나가 시작되자 갑자기 마지막 발제문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첫 발표의 압박감을 피햐기 위한 모종의 합의가 현장 참여하신 세 분 사이에서 있었을까? 뒤통수 제대로 맞으신 미연샘, 순간 당황한 기색이 살짝 비쳤지만 역시 내공은 속일 수 없는 법,  물흐르듯 잘 진행해 나갔고 뒤이어 세 분의 선생님들또한 정성껏 준비해온 발제문을 읽어 마무리 했으며, 발제문을 읽기 전 후의 표정의 변화를 보면서, 이번 학기 과학분야의 세미나가 매 주 발제문 담당자들의 가슴을 얼마나 짓눌러왔는지 다시금 느꼈다.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발제자분들, 질문이 나오지 않는 어색한 침묵, 그 침묵 사이사이 틈새를 메우기 위한
담임샘의 치열한 고군분투.  과학이 어렵다는 것을 다시 실감한다. 하지만 중간 중간 와닿는 말들. "과학에 대한 무력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학에 받는 영향이 매우 크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진리에 대한 태도는 무엇일까?", 한수샘이 말씀하신 "물리적 현상의 불연속적이라는 것이 1교시에서 '때를 기다리라는 것'과 연관이 되는 것 같다."라는 그런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그리고 11장 중 '공존을 위한 매개'에서 나온 "신념이란 신중한 숙고의 결과물이며 새로운 사실이 등장할 경우 수정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이다...그렇기에 결단은 비이성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을 수 밖에 없고, 겉보기 진실이 삶의 근간을 이루는 것을 피할 수도 없으며, 다른 신념을 따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라는 문장에서 다름, 독단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이 와닿는다.

 다음으로 권영필 선생님께서 '엔트로피'에 대해 약 25분간 열정적인 강의를 하셨다. 2022년 9월 4일 세미나 시간의 백미!
꼼꼼한 자료와 함께 열역학 제2법칙을 공식 하나하나 아주 쉽게 설명해 주셨고, 귀가를 담보로 문제의 해답을 요구하시기도 하였다. 권영필 선생님의 열정에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강의 중 말씀하신 볼츠만의 묘지를 찾아봤다. 흉상과 함께 위쪽에 S=k log W라고 방정식이 새겨져 있었다. 엔트로피도, 방정식도 내 일상에는 큰 의미는 없지만 내 지나간 시간과 앞으로 남은 시간에 던질 질문을 만들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보라는 것으로 받아들여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후기를 마친다.
댓글목록

면이님의 댓글

면이 작성일

오~~ 지나간 하이젠베르크의 노벨상 수락 연설이 떠오르네요.. 그래도 30년대에 받으셨기 망정이지 50년쯤 받으셨으면, 발제할 량이 얼마나 많았을지 아찔하네요.. 두영샘 덕분에 또 한번 추억은 방울방울.. 함께 발제했던 수영샘, 자영샘, 승희샘 발제하던 얼굴도 떠오르고, 그 믿는 도끼들의 발등도 떠오르고.. ㅋㅋㅋ 무엇보다 영필샘의 엔트로피 명강의 정말~~~ 짱!!! 이었습니다. 다시 영필샘 강의를 듣을 수 있게 되어 기뻐요^^

단순삶님의 댓글

단순삶 작성일

머리칼이 짧아진 두영샘이 아쉬운 일인. ㅎㅎ
후기 쓰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멀리서 오셔서 공부하시는 샘들 대단하세요.
일하시면서 공부하고 멀리서 오고, 샘들이 있어 즐겁습니다. ^^
수업에 대한 애긴 없고 그냥 사심 댓글..ㅋㅋㅋ

권영필님의 댓글

권영필 작성일

두영샘 후기 작성하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과학의 발달과 오늘날의 그 수준은 놀라움을 넘어서 두려울 지경입니다.  과학적 진리의  깨달음은  철학이나 종교 이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흔들어 놓지요.  현대 물리학 진리의 신비로움과 명징성은 쉽게 맛보기 어렵게 수학적 언어로 가리워 있고요. 그럼에도 우리 감이당의 도반들은 담임선생님의 지휘하에 무소의 뿔처럼 전진하며 장애물들을 넘어 그  진수를 향하여 진격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대열에 끼여 생각지 못했던 세상을 맛보게 된 같습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를 격려하며 진리의 빛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꿈꿔봅시다.

한스님의 댓글

한스 작성일

두영샘 글이 생생하고 즐겁습니다..
저는 이번 물리와 양자역학에서 가장 인상적인 단어는 '불연속적'이라는 것과 '불확정적'이라는 단어입니다.
이게 아주 매력이 있습니다..
연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확정적이지 않고, 연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예측되지 않고, 세상에 '기적'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실제로 기적이 일어나잖아요?  수많은 소소한 '기적'들이요..

이형은님의 댓글

이형은 작성일

내 몸 또한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졌더라도 그들의 집합으로이루어진 내 몸은 고전역학만으로 충분히 설명되는데, 이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이 나한테 무슨 실용적 가치가 있는거야 생각하다가, 앱으로 로봇청소기의 먼지통을 비우고 있는 나 자신을 보고 있자니,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론을 정립해 나가고, 실험으로 증명하고, 서로 치열하게 논박했던 과학자들이 엄청 고마워지네요^^. 두영샘의 간결하지만 핵심을 콕콕 짚은 후기, 너무 인상적이었고 잘 읽었습니다!

구본숙님의 댓글

구본숙 작성일

1교시 노자타설 후기 써야해서 2교시 세미나 시간에 집중력이 쬐금 흩어졌지만 샘 덕분에 그날의 공기가 코끝에서 기억납니다 ㅎㅎ 후기 쓰시느라 쌤도 저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ㅎ ㅎ ㅎ  에세이의 압박이 있지만 잠시 쉬어가요^^

엇박님의 댓글

엇박 작성일

꼭두새벽에 후기를 올리신 머리칼 없는 삼손 두영샘께 감사드리며, 물리 이전에 나와 물리 이후의 나 사이에 도대체 무슨 차이가 생겼는지 곰곰 생각해 본다. 낯선 것을 처음 만났을 때 깜짝 놀라지 않으면 앞으로도 그와의 인연은 만들어지기 어려울 수 있는데, 늦었지만 이 양자역학에 새삼 놀라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유위인가 무위인가? 고투에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