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소개를 시작으로 해서 내경편 1권인 신형, 정, 기, 신이 끝나고 이번주는 내경편 2권 혈과 몽에 들어갔습니다. 체구가 아담하고 귀여운(?) 현진샘이 강의해주셨습니다.

 

먼저, 혈(血)은 체중의 7~8% 차지하고 건강한 성인인 경우 약 4~6리터의 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혈을 상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중초에서 기를 받아서 그것을 붉게 변화시킨것이 혈"....비위(중초)의 운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곡기와 폐가 호흡한 하늘의 천기, 심장의 군화를 만나 혈이 생깁니다. 우리 몸에 혈액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비, 폐, 심 세 장부의 협동이 필요합니다. 몸속에 있는 물을 진액이라 하는데 혈은 다른 진액과 다르게 일정한 장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온몸을 순환하면서 다른 장부와 세포에 영양물질과 산소를 공급하기에 일반적인 진액과는 구분해서 말합니다.

 

 "혈은 영기가 되어 맥내를 돌아다닌다"....영기(榮氣)란 음식물의 정기인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형질만을 중요시하는 경향때문에 영기의 존재가 낯섭니다. 하지만 눈도 이것을 받아야 볼 수 있고, 귀도 이것을 받아야 들을수 있으며, 손도 이것을 받아야 쥘수 있으며, 발도 이것을 받아야 걸을수 있고, 오장도 이것을 받아야 진액을 생겨나게 할수 있으며, 육부도 이것을 받아야 음식을 소화시켜 혈맥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혈은 비유하자면 물과 같고, 기는 비유하자면 바람과 같다. 그러므로 바람이 물 위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마치 혈과 기의 관계와 비슷하다. 기는 혈의 통솔자"....동양에서는 천지만물  무엇이든 홀로 존재하지 않고 모두 제 짝이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음양인데, 우리몸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정과 신이 짝을 이루고 기와 혈이 서로 짝입니다. 또 영기는 혈에 운동성 부여합니다. 심장은 혈에 방향성을 잡아주면 길을 나서서 목적지까지 온전히 영기의 자체동력으로 전신을 돈다고 합니다.

 

 "열은 다 심(心)에서 생기는데, 열이 심하면 혈을 손상시킬수 있다"....일상에서 심장을 뜨겁게 하는 습관을 계속하면 군화가 망동하고 혈은 졸아듭니다. 군화가 망동하도록 열을 조장하는 불쏘시개가 있으니 바로 욕심(혹은 집착)이라고 합니다. 욕심은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연히 욕심을 부리면 몸에 무리가 가는데 가장 먼저 과부하가 걸리는 곳이 기혈을 주관하는 심장입니다.

 

 " 안으로 칠정을 상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기뻐하면 심이 동하여 피가 생기지 못하고, 지나치게 성을 내면 간이 상하여 피가 저장되지 못한다. 근심이 쌓이면 폐가 상하고, 지나치게 생각하면 비가 상하며, 뜻을 잃으면 신이 상하는데, 이런 것들도 모두 피를 동(動)하게 한다"....오해하지 말아야 할것은 감정을 느끼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방점은 어떤 감정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매 순간 일어났다 사라지는 감정을 그냥 흘러가게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다음은 꿈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꿈에 대한 환상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꿈은 몸의 기혈이 부족할 때 오장육부에 사기가 침범하면 나타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생리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이렇게 꿈이 기혈과 관계되기 때문에 혈 다음에 배치된 이유라 하겠습니다.

 

 "옛날의 진인(眞人)은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않았다.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않은 것은 자면서도 정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때문이다"....심장의 허실 혹은 혈기가 적어서 사기가 침법하면 혼백이 불안해지므로 꿈을 꾼다고 합니다. 그러니 꿈도 일종의 혈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음사(淫邪)가 체내에 흩어져 넘쳤을 때 꿈을 꾸는것은 정사기(正邪氣)가 체외에서 체내로 침습함에 있어서 고정된 자리가 없이 내장을 침해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영위기와 함께 유행하고 혼백과 더불어 떠돌므로 사람이 잠을 자도 편안치 않고 늘 꿈을 꾸게 되는 것입니다"....혈이 부실해지면 위기도 함께 약해지는데 이때 사기가 오장육부에 침범하면 꿈을 꾸게 되는 것입니다.

 

 "간기가 허하면 꿈에 버섯이나 생초를 보고, 실하면 나무 아래에 엎어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꾼다. 심기가 허하면 불을 끄는 꿈이나 양기가 성한 물건을 꿈꾸고, 실하면 불타는 꿈을 꾼다. 비기가 허하면 음식이 부족한 꿈을 꾸고, 실하면 흙담장을 쌓고 지붕을 덮는 꿈을 꾼다. 폐기가 허하면 꿈에 흰 물건을 보거나 어떤 사람이 피살되어 유혈이 낭자한 것을 보고, 실하면 전쟁하는 것이 보인다. 신기가 허하면 꿈에 배를 타고 가다 물에 빠진 사람이 보이고, 실하면 물에 빠지거나 무서운 꿈을 꾼다"...위부분에서 사기가 오장육부에 침범했을 때 꿈을 꾸게 된다고 하였는데 오장육부의 허실에 따라 꿈을 꾸게 되는데 이부분은 동의보감에서 찾아서 추가한 부분입니다.

 

 " 노인은 밤에 잘 자지 못하고, 젊은이는 낮에 잘 자지 못하는 것은 젊은이는 기혈이 왕성하고 근육이 윤택하며 기가 도는 길이 잘 통하기 때문에 영위기가 정상적인 상태를 잃지 않으므로 나제에는 정신이 말고 밤에는 잠을  잘 잘수 있는 것입니다. 노인은 기혈이 쇠약하고 근육이 마르고 기가 도는 길이 막혀...." 모두 기혈의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검은 약은 피를 그치게 합니다. 오행의 상극작용으로 검은 약은 붉은 피를 지혈하기 때문입니다. 짠맛은 혈을 상하게 하므로 혈병에는 짠 것을 많이 먹지 말고, 많이 보고 듣는 것도 혈을 상하게 하니 삼가라 합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치유방법은 "병이 혈에서 생기면 그 기를 고르게 하면 오히려 낫지만, 병이 기에서 생겼을 때에는 구태여 혈을 고르게 하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사람의 몸에서 기를 고르게 하는 것이 첫째이고, 혈을 고르게 하는 것은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이다. 이것 역시 양을 먼저 치료한 다음에 음을 치료하는 이치" 로 요약됩니다.

 여기서 기를 선생님은 감정으로 보시고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혈병을 다스리는 관건으로 말씀하시면서 감정의 생장소멸을 지켜보는 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자시는 양기가 일어서는 시간이므로 이때 꼭 잠을 자야 몸의 기를 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가 막히지 않도록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도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하면서 평상시 기를 청정하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끝으로 혈과 몽에 대한 강의를 마쳤습니다.

 

 

7주차에 걸친 동의보감 내경편강의를 들어오면서 느끼는 것은 각각의 장으로 나누어 강의를 듣고 공부하지만 오히려 공부하면 할수록 구별되지 않고 서로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좀 더 이해하는 폭이 깊어지는 느낌입니다. 혈과 꿈이 이렇게 연결되어지고, 처음 배웠던 다시 정기신과 연결되고 구체적으로 우리 몸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몸은 우리의 일상이며 삶입니다. 결국은 모든게 하나임을 또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