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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차 수업후기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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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츈쿠키 작성일16-04-01 13:26 조회2,0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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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시간 시험은 오행배속표의 빈칸을 메우는 것이었다. 모처럼 자신있는(^^) 빈칸 들이 보였다. 옆을 많이 힐끗거리지 않고 쭉쭉 써보는 맛! 오랜만이다. 작년 1학년 때 외웠고 올해 천간 지지를 한자로 몇 번 써 보았던 경험이 확실히 글자들을 작년보다 더 가볍게 만들었다.

장금샘이 질문할 게 없느냐고 했지만 우리는 잠잠. ‘에서 질문이 안드냐고 우리 옆구리를 찌르자 내가 질문했다. 봄은 봄나물이 쓴 걸로 봐서 쓴맛일 것 같은데 왜 신맛인가 하고. 샘의 설명엔 뜻이 한꺼풀 숨어 있었다. 봄은 치고 나가는 기운인데 그렇게 하려면 수렴해서 힘이 응축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맛으로 치면 신맛. 우리가 신거 먹었을 때 안으로 쫙 쪼여드는 느낌이 있는데 그런 것인가 보다. 임신했을 때 신맛이 땡기는 것도 생명을 키우기 위해 영양을 수렴해 두려는 것! 가을은 수렴하는 기운인데 메운 맛으로 산포한 다음에야 수렴할 수 있다. 고로 가을은 메운 신(). 계절의 기운은 그 반대의 성격을 거친 다음에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이제마의 사상인은 장부의 크기와 두 개 장부의 관계로 사람의 기질을 판단했다는 점에서 동의보감과도 다른 독창적인 면모가 느껴졌다. 예를 들어 폐가 크고 간이 작을 때 때에 맞게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天時) 이름하여 태양인. ()의기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기획하는 일에 능하다. 감정은 슬픈 감정이 주를 이룬다. 자신은 변화에 민감하고 다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이걸 못하니 답답하기도 하고 측은지심같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 이처럼 타고난 기질을 성이라 하는데 성은 잘 바뀌지 않는다. 사상인 각각은 한 가지 기질로 치우쳐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다른 기질을 배워서 능력의 향상을 꾀한다. 태양인은 비슷한 기질인 소양인에게 배우는 게 수월하다. 양인은 양인에게, 음인은 음인에게서. 태양인은 비장이 크고 신장이 작은 소양인에게서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일을 도모하는 능력을 배워온다. 이것은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 배운 것이므로 성이 아니라 정()이라 이름하여 구분하고 있다. 다음 시간엔 반대 체질에서 배우는 것과 마침내 지행합일에 이르는 과정을 배울 것이라 한다. 그야말로 배움으로 일관하는게 인생이라는 유학 사상을 이제마는 말하는 것 같다. 아직은 복잡해 보이는 그 배움의관계를 일목요연하게 한 장에 도표로 만든 장금샘 강의안에 우리는 탄복!

2교시 조토론 시간에는 다가올 낭송 오디션 준비를 했다. 동청룡 시리즈를 모두 가져와 즉석에서 발췌할 부분들을 가려내고 가장 젊은 은영샘에게 콘티를 맡긴 것으로 끝. 글쓰는 것만 아니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우리 조! 아주 잘 될 것 같다며 자화자찬하며 김칫국을 미리 마시고 왁자지껄하는 우리를 정미샘이 진정시키고 이옥글 낭송으로 차분한 분위기로 모드 전환.

언제나처럼 미승 선생님의 감동어린 목소리와 정성스레 써온 쪽글이 우리를 감동시켰다. 그동안의 쪽글만 연결시켜도 에세이가 거의 될 것 같다며 우리는 부러워했다. 정미샘도 길게 써서 지난 주에 겪었던 감정의 기복을 풀어나갔다. 나와 혜경샘, 소은 샘은 말로, 웃음으로 떼웠다. 이 흐드러진 웃음을 글로 수습해야 할텐데.

 

3교시 강의 도련님

소설이라면 대개가 복잡하게 갈등이 얽히고 주제는 무거운 경우가 많다. 오늘 읽은 소세끼도련님은 전혀 아니었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발랄한 소설을 읽었다.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에 철없고 약간 모자란 듯한 23세의 청년. 이제 막 물리학교를 졸업하고 궁벽한 어촌의 수학선생으로 부임해가서 겪는 좌충우돌의 사건이 흥미진진하다.

도련님은 자의식이 없는 사람. 미리 머리 굴리거나 생각해서 행동하지 않는다. 그 때 그 때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즉각 즉각 말하고 행동하고 후회하지 않는 애송이 선생. 촌구석이라 해서 사람들이 순박하거나 평화롭지 않다. 이 조그만 학교에서도 남성사회의 위계와 음모는 치밀하다. 이 한가운데 던져져서 교사로서의 철학도 문학적 교양도 없이 그저 자기 마음이 일어나는대로만, 말하고 싸우는 도련님. 이 단순해 보이는 삶을 길샘은 스스로 부딪혀 차이를 만들어 내는 삶이라고 철학적으로 해설했다. 소세키는 자기본위라고 했고.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인 삶과는 다르다. 그래서 읽는 우리도 그처럼 경쾌했나보다. 시비는 구체적 상황에서만 가릴 수 있다고 요즘 우리 요약숙제에 나오는데 그게 어떤 것인지를 이 소설은 하나하나 보여준다.

도련님과 산미치광이가 의기 투합하여 빨간셔츠와 알랑쇠를 혼내 준뒤 같이 배를 타고 이 곳을 떠나지만 배에서 내리는 즉시 헤어져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는 엔딩. 넘 멋졌다. 쓸데없이 인연을 끌지 않아서. 멋진 소설에다가 모처럼 10분 일찍 끝나기까지 해서 기분이 업된 우리 기원장 셋은 읍내(충무로) 나들이 하기로 즉시 의기투합. 길 건너 인현시장 골목으로 진입. 문어와 두툼한 파전에 막걸리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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