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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차 수업 후기 -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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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 작성일16-04-10 17:03 조회2,1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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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남산 산책길을 걸으면서 시작된 1학기 수업이 벚꽃, 진달래, 개나리 가 만발한 풍경과 더불어 끝이 났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낭스 수업이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지라 큰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작년에 비해 숙제도 많아졌고, 한 주에 읽어야 할 책도 많아져서 정말 한주 한주를 헉헉거리며 보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조장을 맡았는데, 공망인 관성의 기운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 좌충우돌하다보니 한 학기가 훌쩍 지나갔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남은 낭송오디션과 에세이도 무사히(?) 치러서 한 학기를 잘 마무리하기를 ....
 
1교시 이제마의 사상의학 - 타자를 통한 배움
  사상의학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은 다른 체질들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한의원에서 소음인이라고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 공부해보니 논리와 자기만의 원칙을 잘 만드는 소음인의 특징이 나와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소음인은 같은 음인인 태음인의 덕목은 어렵지 않게 터득하게 된다. 그런데 반대 체질인 태양인과 소양인의 덕목은 잘 알 수가 없고 터득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태양인은 직관이 발달해서 변화에 맞게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린다. 소양인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서 배려를 잘한다. 평소에 내가 공감과 직관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굳이 그런 부분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타고난 체질만 고집하고 타인에게서 배우지 않으면 타인과 소통할 수도 없고 충만한 삶을 살 수도 없다. 그러므로 타인을 통한 배움은 선택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2교시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조별 토론 - 남을 통해 나를 만나다
  먼저 다음 주에 있을 낭송 오디션의 단체 낭송 대본을 의논했다. 한 조로 모여 처음으로 하는 단체 낭송인데, 함께 준비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공부이리라.
  한 학기 내내 읽은 이옥 책을 드디어 끝냈다. 이번 주는 그동안 이옥 책 읽은 것을 바탕으로 이번 학기 에세이의 주제인 나는 왜 글을 쓰는 가?’와 관련해서 쪽글을 써오기로 했다. 첫 번째 주자인 기원샘의 글에 대한 코멘트가 너무 신랄했던지 분위기가 약간 살벌해졌다. ㅎㅎ 미령샘과 수진샘은 이 분위기에 당황해서 자신의 글을 읽는 것도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코멘트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여러 질문에 진솔하게 답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내 글의 코멘트를 받지 못해 아쉬웠지만 기원샘, 수진샘, 미령샘의 글에서 나를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참으로 신기한 게 내 글은 못 봐도 남의 글은 잘 보이고, 어느 누구의 글에도 나와 비슷한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랑시에르가 말했다던가. “누구에게나 모든 것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공부하나보다.
 
3교시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 근대인으로 자기본위의 삶을 산다는 것은?
  주인공 다이스케는 직업 없이 우아하게 놀고먹는 고등 백수이다. ‘자신은 밥벌이 문제로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는 고귀한 인간이며, ‘생계만을 위한 노동은 노동을 위한 노동이 아니라서 명예로운 일이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가능한 것은 그가 말한 명예롭지 않은 일로 부자가 된 아버지 덕분이다. 여기에 그의 모순이 있다. 그래서 친구 히라오카의 말에 수긍이 간다. “자네는 돈에 궁해본 적이 없어서 안 돼.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할 생각이 없는 거지.” 사랑 앞에서 달라진 다이스케.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부모와의 인연을 끊는 것을 선택한다. 말하자면 백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상황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금권으로 타락한 근대 일본을 비판하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관념적 이상주의자였던 다이스케는 이제 혼돈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빨간 불길 속에서도 과연 그의 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까? 나쓰메 소세키는 다이스케라는 인물을 통해 근대를 살면서 근대에 매몰되지 않고 다르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를 보여준다.
  나도 부모님과 남편 덕분에 밥벌이를 하지 않고 백수로 오래 지내오고 있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라는 냉혹한 현실에서 조금은 비켜서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다이스케처럼 현실 속으로 풍덩 뛰어들 용기와 배짱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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