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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금성 4학기 후기] 묘비명 쓰기 발표 오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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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다라니 작성일23-12-29 17:42 조회24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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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23년 한 해가 훌쩍 지나가고 금성 4학기 종강날 아침.

3조 선생님들이 마련하신 푸짐한 떡과 과일로 배를 채워 마음의 허전함을 달래며 마지막 수업에 임했습니다. 선생님 네 분은 개인사정으로 참석을 못하시어 종강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오전에는 열두분 선생님들의 묘비명 발표가 있었습니다네 분씩 나누어 앞에 나와 묘비명을 읽고 곰샘의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었지요죽음이라는 주제 앞에서 함께 울다가 웃고 깨달으며단지 무거운 시간만은 아니었습니다.

곰샘의 피드백을 정리하며 그날을 되새겨봅니다.


  • 먼저 떠난 존재와 인연이 있어 남은 인연이 눈물과 슬픔을 만들어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슬픔을 표현하되 그걸 조절하는 것이 애도와 치유의 원리이다.

  •  묘비명은 먼저 떠난 존재에 대해서 애도의 글을 쓰는 중요한 것으로 글을 통해 누군가를 애도하고 나의 슬픔을 치유할 때에는 마음을 지극하게 모아 집중을 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글쓰기가 수행이 되는 원리인 것이다.

  •  죽음을 애도할 때에는 인지와 정서 양쪽에서 슬픔을 느끼고 통찰로 이어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단지 슬픔만을 과시하는 것은 자만이며죽음 앞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존재의 죽음을 사유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  어머니나 아버지를 떠올릴 때 울컥하는 것은 일종의 까르마인데 인연이 신체화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눈물이 나는 것이다이것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다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진실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그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  죽음 앞에서 감상에 빠지지 않고 진정한 애도를 하려면 죽음이라는 것을 큰 시각에서 보며 내 슬픔 이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차원에서 성찰해야 한다.

  •  우리는 자신이 만든 감상에 잘 속는다연민을 느끼고 감상적으로 빠져 들어가면 내가 뭔가 정화된 것 같지만내 이기심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더 이기적이 된다왜냐하면 내가 착하게 보이고 나는 그런 걸로 울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인간이 얼마나 자신을 속이는지… 그래서 우는 사람을 믿으면 안된다울면서 자신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기제가 있기 때문이다.

  •  지식이나 글쓰기에 미사여구를 많이 쓰면 자기만족에 빠지기 때문에 경계해야한다.

  • 우리는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  부처님이 출가를 해서 깨달음을 통해 가족을 구하듯우리는 공부를 해서 삶과 죽음의 기준을 바꿀 때 위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슬플수록 근원적이고 큰 시선에서 보는 힘이 생겨야 비로소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제대로 슬퍼할 수 있어야 거기서 깊은 성찰이 나온다.

  • 내가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 내가 생명력이 솟아나는 이 원리를 아주 통렬하게 깨우쳐야 한다.

  •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자의식은 좋게 사용하면 구도에 도움이 되는 것인데이것 때문에 괴롭기도 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것이다하지만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감정이다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  실상 나는 아주 위대한 존재도 아니고 미미한 존재도 아니다나는 그냥 존재 자체로 충분한 것이다그래서 강제로 나를 겸손하게 만들려고 하게 되면 역작용이 일어난다.

  •  불교에서 지혜와 자비심이란 부처님이 가지는 마음의 무한한 파토스이며 이것에 의해 인지 번뇌와 감정 번뇌가 같이 해소될 수 있다그리고 이것이 나에게 기쁨을 주고 끝없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  우리가 생로병사의 먼 길을 간다는 것은먼 길을 가는 기본 체력과 생로병사를 내 힘으로 간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나는 그날그날의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다.

  •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받으면 나는 왜 편안해지고다른 사람이 잘 사는 걸 보면 왜 내 속에는 천불이 생기는가탐욕스럽고 부자인 사람을 보면 절대로 평화가 안 생기고 혐오가 생기는데우리는 왜 스스로 혐오스러운 존재가 되려고 노력을 하나그러니 자기의 고통을 숨길 필요가 없다누군가가 죽으려고 하다가도 나의 고통을 보고 다시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노병사는 숨기면 안된다근데 이걸 다 숨겨 놓았기 때문에 우리가 서로 속는 것이다. ‘아 나만 슬프구나이렇게 나만 슬프구나다른 사람은 행복하구나’ 하고이럴 때 인간이 아주 짐승처럼 되는 것이다다른 사람의 행복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고통 속에서 우리가 서로 연민할 수 있어야만 인간은 구원된다

  •  정신적 태도나 삶의 방식은 생리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즉 내 몸의 면역력과 질병또 질병이 일어나는 여러 가지 패턴 등이것들이 펼쳐질 때마음을 어떻게 쓰는 지가 모두 거기에 드러나게 되어있다.

  •  우리가 누군가를 진짜 애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이 너무 소중했을 때그 삶이 나에게로 와서 내가 그렇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애도가 아니라 애착이나 탐욕일 뿐이다.

  •  부처님 제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세상을 이어주며 '그렇게 살아야겠다' 라고 할 때그것이 진정한 공감이다

 

 묘비명 쓰기 과제를 처음 받았을때의 그 막막함은 어쩌면 죽음에 대한 막막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4학기를 보내며 많은 삶과 죽음을 함께 보고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이제 조금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함에서 벗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진정한 애도란 무엇이며 어떻게 슬픔을 통찰해야 치유가 되는지에 대해 찐하게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배움과 깨달음의 길은 끝이 없지만 올 한해 금성을 완주하면서 겪은 저의 몸과 마음의 변화에 놀라고, 기쁘고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1년 동안 함께 공부한 금성 선생님들과의 인연에 감사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계묘년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다가오는 갑진년 새해를 건강하게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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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여여한일상님의 댓글

여여한일상 작성일

금아샘~정성스런 후기 잘 읽었습니다...
묘비명 쓰기 장원도 다시 한번 축하드리구요~~^*^
1년을 함께 하며 공부와 글쓰기에 대한 샘의 절실함과 집중력을 보며
많이 느끼고 응원의 마음을 보냈답니다~~^^
공부의 여정에서 또 뵙길 바라며...

깨트린님의 댓글

깨트린 작성일

주옥 같은 곰샘의 피드백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주시다니...넘 감사해요^^
다시 읽어봐도...감탄 그 자체입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슬픔에서 벗어나 진정한 애도를 할 수 있는 큰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공부에 정진해 봅시다~!
금아샘과 함께 1년 동안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