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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 위에 달은 뜨고 -목요주역 3학기 낭송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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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냉이 작성일23-09-24 20:09 조회140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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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하늘은 비가 온 뒤라 더없이 맑았다.

 가을답게 목요 주역반은 3학기를 마치며 남산에서 낭송을 하기로 했다. 가을 하늘을 품고 시를 낭송하는 장소로 남산만한 곳이 또 있을까? 더없이 좋은 장소다. 더군다나 도반과 함께라니! 오늘은 무조건 행복한 날인 것 같다. 우리는 아침 9시에 감이당에서 조별로 만나 연습을 하며 낭송의 의지를 다짐한 후 10시 남산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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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숲은 정답이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부터 가슴이 탁 트이고 가을 문턱에 선 나무들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걷자. 도반들과 함께. 그리고 손 내미는 숲과 함께 웃음꽃을 피어보자. 하하하. 낭송 장소에 도착했다. 미리 장소를 살펴봐 주신 도반님들의 센스 덕분에 멋진 장소에서 낭송을 하게 되었다. 소나무, 가을 하늘, 나무 의자, 그리고 들꽃과 벗과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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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학기라 3조부터 낭송을 하였다. 3조는 동파가 47세에 황주로 귀양살이를 할 때 벗 양세창과 적벽부에서 뱃놀이를 하며 읊었던 적벽부를 암송하였다. 영원히 흐르는 강과 달라 속절없는 삶의 무상함을 느끼지만 조물주께서 무진장한 선물로 준 자연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강 위에 부는 산들바람과 산봉우리에 솟아있는 밝은 달을 마음껏 즐기자는 동파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실 우리도 그렇지 아니한가! 가을을 맞이하는 소나무, 바람, 하늘 그리고 남산의 들꽃들을 마음껏 즐기는 우리가 이 순간 삶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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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진중한 2조에서는 혜주에 있는 송풍정에 써 놓은 자유로운 물고기에 대한 부분을 암송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동파는 어부의 낚싯바늘에서 벗어난 물고기처럼 이 세상에서 사람이 쉬지 못할 곳이 없다고 느껴 스스로 자연적인 본성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소동파가 밀주에서 아우를 생각하며 쓴 시도 낭송하였다. 소동파가 중추절에 읊은 것이어서 추석을 앞둔 우리들에게 더욱 뜻깊었다. 낭송하는 모습이 진지하여서 그런지 뒤편의 소나무도 듣고 있는 듯했다. 숲속의 자연과 하나가 되어 낭랑하게 암송하는 2조의 모습에서 소동파의 호연지기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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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언제나 유쾌한 1조에서는 초록색 스카프를 두르고 어려운 주역의 상괘와 하괘를 암송하였고 소동파의 기승천야유(記承天夜遊)를 암송하였다. ‘어느 밤인들 달이 없겠으며, 어느 곳인들 대나무 잣나무가 없으리오라는 시구 속에서 어느 곳이든 친구와 유유자적하는 동파의 모습이 그려지며 삶에서 마음 두는 것에 대해 낭송하는 듯했다. 사실 그중 하나가 도반과 이렇게 자연과 더불어 걷는 것이 아닐런지.

  이렇게 3학기 낭송이 모두 끝났다. 두둥! 장원은 어떤 조가 뽑혔을까요? 부채를 펼치며 제각기 개성 있는 목소리로 소나무 숲을 빛내준 2조에게 돌아갔다. 2조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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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조 모두 소동파가 쓴 시를 읊었다. 그리고 모두 읊는 시는 휘영청 밝은 달과 연결되어 있었다. 낮이라 달은 숨어 있었지만 동파와 달이 연결된 듯 목요 주역반 도반들도 낭송을 하며 서로 연결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자연과도 벗들과도 그리고 동파와도 말이다. 다가오는 한가위에는 소동파의 시가 생각날 듯하다. 휘영청 밝은 달도 예전의 달과 같을까? 다를까? 궁금해진다낭송의 즐거움을 안고 남산을 내려오는 길도 아름다웠다. 길가의 꽃들도, 아직 무성한 잎을 가진 나무도, 남산 전망대도 그리고 도반들의 얼굴들도 모두 제각기 주인은 달라도 아름다운 결실을 품고서 가을하늘 아래 함께 빛나고 있었다.

 
댓글목록

Ziny님의 댓글

Ziny 작성일

이제 읽었어요^^
그날의 정취가 다시 새록새록 생각나는 후기였습니다.
글도, 사진도, 모두 좋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노다님의 댓글

노다 작성일

글에도 사진에도 남산의 가을 정취가 흠뻑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 날의 즐거움이 떠올라 댓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정성이 담뿍 담긴  후기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글도 좋고 사진도 멋지네요!
잘 보았어요^^

조미경님의 댓글

조미경 작성일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

사진의색감이 그날의 기억을 더 예쁘게 떠올리게해요
사진 다 예뻐요
예쁜후기 감사해요
벌써 3번째 낭송이라
모두 여유롭게 자유롭게 많이 웃는시간였어요
교실공부아니고
자연공부
<소동파와 걷기> 프로젝트 기획 답사 낭송 마치 미리짜논듯
소동파와 하나된 시간
내가 소동파인듯 즐거웠어요
그 영혼과 내영혼이 이번추석 같은달보며
소원빌고 소원다 이루어지길 바라며
3학기 마지막 시간 갑니다~~

우영순님의 댓글

우영순 작성일

사진마다 하늘과 산의 푸르름이 가득입니다. 사진과 글들이 너무 잘 어울리고 글을 읽고 나니 동파의 시에 한껏 적셔진 느낌입니다. 명희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