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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그몸]남자들의 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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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달집 작성일13-08-27 19:04 조회2,6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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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달거리(?)
  

9. 유정과 설정은 심에 속한다[遺泄精屬心] / 10. 몽설은 심에 속한다[夢泄屬心]
11. 몽설은 또한 울증에 속한다[夢泄亦屬鬱]
회사 다닐 때 한 달에 한번 미스 리라 불리던 남자직원이 있었다. 성격도 유순하고, 일도 스피디하고 깔끔하게 해내는 유능한 친구였다. 그래서 급마무리가 필요할 때, 프리젠테이션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일이 지지부진할 때 잘도 땜빵이 되어 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도 잘 듣고 일도 잘 하던 친구가 한순간에 입을 닫아버리는 때가 온다. 뾰로통해져서 등을 돌리고 앉아 컴퓨터 화면만 주구장창 쳐다보고 있거나 말을 시켜도 대답도 없다. 이런 젠장!
미스 리, 또 그날이야. 마법에 걸렸군.”
그렇다. 마법에 걸린 남자, 미스 리. 이럴 땐 그녀(?)를 잠시 혼자 있게 내버려 두는 게 상책이다. 숱하게 그날을 겪어 온 xx 염색체 여자들, “느낌 아니까.”
미스 리의 이런 변화는 남자도 여자처럼 달거리를 하는 게 아닐까? 여자들처럼 피를 흘리는 달거리는 아니더라도 어떤 신체적인 변화로 인해 심리상태까지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그건 가정시간에 처음으로 제2차 성징에 대해 배울 때, 여자는 월경을 하고 남자는 몽정을 한다는 차이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미스 리, 그녀(?)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동의보감은 그녀(?)의 상태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직지(直指)에서는 사기(邪氣)가 음(, 五臟)에 침범하면 신()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에 흥분되는 바가 있어 꿈을 꾸면서 정액이 샌다. 그 증상에는 세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젊고 기력이 왕성한데 홀아비로 있으면서 정욕을 억제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정액이 나오는 경우이다. 이것은 마치 병에 물이 가득 차면 넘쳐나는 것과 같은 경우로, 이런 일은 간혹 있으나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른 하나는 심기(心氣)가 허하여 주재하지 못하거나 심이 열사(熱邪)를 받아서 양기(陽氣)가 수습되지 못하여 정액이 흐르는 경우이다. 이것은 마치 기울어진 병에서 물이 나오는 것과 같은 경우로, 이런 증상은 흔히 있는데, 이것은 그래도 가벼운 증상이므로 성질이 평순(平順)한 약을 쓰는 것이 적당하다.
또 하나는 오장육부가 계속 약해지고 진기(眞氣)가 오랫동안 이지러져 심장이 생각을 조절하지 못하고, 신장이 정액을 잘 간직하지 못하여 정액이 흐르는 경우이다. 이것은 마치 병에 금이 가서 물이 새는 것과 같은 경우로, 드물게 있으나 그 병은 가장 중한 상태이므로 반드시 크게 보하는 탕약을 써야 한다라고 하였다.
(내경편, , 235)
 

첫 번째는 병에 물이 가득 차면 넘쳐나는 것과 같은 경우니, 자연스런 이치다. 그러므로 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여자들이 충맥이 차면 달거리를 하는 이치와 같다. 두 번째는 병이 기울어져 있다. 심기와 심열로 양기가 수습되지 못해서 정액을 잘 통섭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때부터 문제가 된다. 이것은 여자들이 월경장애가 일어나는 것과 같다. 세 번째는 문제가 심각하다. 병에 금이 가서 물이 줄줄 새는 경우다. 어디 한군데 손봐서 될 일이 아니다. 금이 갔으니 이곳저곳 땜빵 할 데가 많다. 정을 저장하고 통제하는 신뿐만 아니라, 오장육부를 보해주는 약을 써야할 판이다.
그렇다면 미스 리의 증상은 어디에 해당될까? 내 보기에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이가 아닐까 싶다. 몸의 변화로 심적인 변화가 두드러지게 일어났으니 말이다. 여자들이 흔히 겪는 월경불순 같은 게 미스 리에게도 일어난 게 아닐까?(미스 리는 월경불순! 자꾸 그렇게 느껴지는군. 미스 리, 미안해.^^;)
그렇다면 미스 리의 심리적 변화, 이건 어떻게 생긴 걸까. 하하, 동의보감은 여기에도 답을 주신다.
강목(綱目)에서는 몽설(夢泄)은 울체(鬱滯)에 속한 것이 태반인데, 용렬한 의사들은 그것이 울체와 관련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단지 삽제(澁劑)를 써서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만 한다. 더구나 그것을 막으면 막을수록 더욱 울체되어 그 병이 오히려 심해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내경편, , 237)
 

미스 리의 묵묵부답. 그것은 분명 울체였다! 기혈(氣血)이나 수습(水濕)이 퍼지지 못해 한 곳에 몰려 머물러 있는 울체. 마음()은 때가 되어(정을 쏟을 때) 발동하는데 마땅한 상대가 없었던 미스 리. 미스 리의 마음()은 동하고 상화(相火)마저 동하는데 그 마음을 펼 수가 없었으니 콱 울체가 생겨버린 것.(ㅉㅉ) 울체의 메커니즘은 심과 상화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을 폐장(閉藏)하는 기능을 주관하는 것은 신()이고, 소설(疎泄, 疏通·調達)하는 기능을 맡은 것은 간()이다. 이 두 장기에는 모두 상화(相火)가 있는데, 그것은 위로 심()에 속해 있다. 심은 군화(君火)로서 사물에 감응하면 쉽게 동하는데, 심이 동하면 상화도 동하고, 상화가 동하면 정()이 저절로 달리고, 상화가 몹시 발동하면 비록 교합하지 않아도 정액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서 새어나온다. 그래서 성인들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가다듬어 기르라고 하였는데, 그 뜻이 미묘하다.
(내경편, , 234쪽)
 

울체는 신의 가두어 두는 폐장, 간의 흩어지게 하는 소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생긴다. 사실 정에 축적되어 있던 기나 혈 속에 쌓여 있던 기가 변해서 발산되는 기운인 상화가 동하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하다. 그렇게 기로 전변시켜 퍼트려 주는 상화가 없으면 매일의 일상은 무너지고 말테니까. 문제는 이 상화가 몹시 발동하는 데 있다. 상화가 망동하면 정액이 흘러나오고 그걸 막으려다 울체는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마음을 가다듬어 기르는 수밖에 없다. 상화의 뿌리는 심에 있으니 마음을 다스려 정도(程道)를 지키라는 것. 이것이 마음의 묘리다. 성인들의 말씀에 그 뜻이 미묘하다는 것은 마음으로 정도를 정할 수도, 지킬 수 도, 아예 그 마음을 비울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 미스 리에게 애정 어린 메시지를 전한다.
미스 리. 그때가 되면 이렇게 주문을 외워 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의 뜻: 극락세계를 담당하시는 아미타불께 귀의합니다. 괴로움을 없애주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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