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性)이란 방탕하고 부끄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는 지키지 못할 것이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것이고, 괴로워하게 될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순결’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20대, 막 연애를 시작할 나이가 되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정신적 교감은 좋지만, 육체적 관계는 아직!’이라며 스스로를 방어했다. 우연히 대학 선배로부터 혼전순결이란 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관념인지를 듣게 되었는데, 그때의 충격이란.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이었을 뿐이다. ‘순결에 대한 집착이야말로 구시대적 산물’이라는 앎으로 바뀐 것이다. 앎은 바뀌었지만 나는 여전히 경직되어 있었고, 감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