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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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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영순 작성일24-11-24 19:30 조회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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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0 고전학교 시즌5                                  9주차 글쓰기 초고 5부      24.11..27   수       문영순

 

유부의 지혜

 

습관괘는 진실한 믿음(유부)이 있어서 오직 마음으로 형통하니 움직여 나아가면 가상하다.

구이효, 구덩이의 위험이 있지만 구하는 것을 조금 얻는다.

육삼효, 오고 가는 데 구덩이에 빠지는 것이며, 험한 곳을 베고 누워 더 깊은 구덩이로 들어가는 것이니 쓰지 마라.

육사효, 한동이의 술과 두 그릇의 음식을 질그릇을 써서 약소하게 들이되 들창으로부터 하면 마침내 허물이 없다.

고전 학교에서의 공부는 내 삶의 기둥이 되었다. 다시 강감찬 고전학교 시즌4에 등록을 했다. 주역 수업 둘째 시간 예습 과제 중 하나가 중수감괘였다. ‘물구덩이에 빠졌다면 물이 차도록 기다려라는 부제가 보였다. 중수감괘는 내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험난함을 의미하는 감괘가 중첩된 아주 험한 형국이라고 했다. 4 년 전 남편과의 사별과 2 년 전 토지 매입 후 생긴 문제였다. 결국 4 년 동안 험난함 속에서 허우적대는 내 신세였다. 그러나 괘사에선 진실한 믿음이 있어서 움직여 나아가면 가상하다고 했고 구이효에선 조금 얻는다고 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진실한 믿음이 무엇일까?

첫 물구덩이 남편과의 사별 후 내 처지는 꽤나 힘들었다.

내가 가고 나면 억울할 거야.”

돌아가기 열흘 전 남편이 내게 말했다. 자신이 남긴 빚을 두고 한 말이었다. 나는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을 간단히 했다. 빚 따위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남편을 어떻게 편안히 가게 할 수 있을까에만 전념 했다. 장례를 마친 후 내 마음의 황량함은 감당하기 몹시 어려웠다. 남편의 수목장을 치른 절엘 자주 갔다. 스님의 말씀도 듣고 법회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집에서는 불교 방송만 보고 새벽 예불 저녁 예불 빠짐없이 따라 했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장례 2년 후 집이 팔려 빚도 정리했다. 어디 가서 살지 하는 막막함은 여전했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던 중 지인의 알선으로 싸고 넓은 땅을 함께 사기로 했다. 집짓기도 함께 하기로 했다. 흙 돋구기· 수로 공사· 정화조 공사· 지하수 공사까지 순조로웠다. 땅의 일부를 팔아 집을 짓기로 했다. 그 즈음부터 땅매매 경기가 얼어 붙었다. 분할 판매가 잘 이루어지질 않았다. 다시 땅을 팔기로 했다. 1 년 전부터 내놓은 땅이 아직도 팔리질 않았다.

한 달 전 지인에게서 그가 감당해야 할 은행빚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연락이 왔다. 경매 처리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형편이 나빠진 지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고 가는 데 구덩이에 빠지는육삼효의 상황이었다. 내가 넣은 돈을 다 찾으려는 욕심보다는 찾는 돈이 줄더라도 매매가를 대폭 내려 빨리 매매를 성사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개사에게 사실을 알렸더니 경기는 좋지 않아도 매매가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내 욕심을 줄이고 해결 가능한 방도를 찾는 것이 진실한 믿음, 유부가 아닐까? 육사효는 한 동이의 술과 두 그릇의 음식을 질그릇을 써서 약소하게 들이되 들창으로 들이면 허물이 없다고 했다. 이 효사처럼 소박한 삶 조촐한 환경에서 사는 것을 꿈꾸며 살면 허물이 없을 것 같다.

첫 번째 물구덩이는 불경공부로 벗어났다. 두 번째 물구덩이도 물질의 애착에서 벗어나 소박하고 조촐한 삶 꿈꾸며 살던 선현들을 본받아 물이 차기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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