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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주역/1학기/9주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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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산댁 작성일25-04-16 17:35 조회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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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주역 1학기 기말렉쳐 수업 후기

 

오늘은 412, 청명을 지나 계절은 봄의 한 가운데 와 있다. 창밖 풍경은 촉촉한 봄비가 꽃을 떨구며 땅에 축축한 냉기를 내려주고 있었지만, 교실 안은 학기 말의 주역렉쳐 발표로 한껏 열기를 내뿜었다. 올해 학인들은 거의가 다 주역 수업이 2년 차 이상이다. 그래서 다들 주역공부의 몰입도가 가볍지만은 않다. 학기 초부터 주역에 대해 깊이 파고들게 하는 복희씨의 심도 높은 공부 주문이 이어졌었는데, 학인들은 너무 어려운 과제를 주신다며 앓는 소리들을 내었지만, 그 덕분으로 주역의 세계로 한 걸음 더 깊게 빠져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결과, 오늘의 기말과제 발표는 자신의 삶에 한층 더 깊게 파고드는 공부의 결실들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복희씨는 공부를 통해 성장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는 합평을 하셨다.

이번 발표에서는 주역 수업 처음으로 시간제한 종치기가 적용되었다. 말로만 들었지, 실제 당해보긴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어떤 핀잔에도 잘 기죽지 않는 아줌마들의 능구렁이 심보가 혼쭐이 났다. 종을 치는 사람에게도, 시간 안에 못 끝내어도 끝까지 할 말은 하겠다는 학인들도 너무 이해되었다. 그러나 여태까지 해 보지 않았던 생소한 규칙을 적용한 의미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고 배움의 요소로 받아들여 보자는 마음을 다 같이 내어보는 시간들이었다.

오늘 기말 렉쳐에서는 24명의 학인들이 모두 진지하게 자신이 당면한 문제의 상황들을 주역에 빗대어 성실히 풀어내었다. 가족 간 관계에서의 어려움, 취업과 은퇴와 죽음 등 생애주기에서 마주치는 문제, 고쳐지지 않는 자신의 습성과의 사투, 그리고 세상이 내게 가하는 돌발적 사고 등을 직면하여 고군분투한 생생한 경험을 그려주었다. 그 과정에 대응하며 사건의 의미를 통찰하고 성장하는 과정은 어느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하였다.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낸 선생님들의 발제를 듣고 마치 내 일인 것처럼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즐거워하며 몰입하는 시간들이었다. 또 감동의 연속이었다. 고통이 있어야 배운다는 말이 있다. 그래도 좀 살살하시지하는 하늘을 향한 원망이 들기도 하였다. 다들 치열한 세상살이를 겪어내며 자신의 기질을 바꾸어나가는 과정을 밟는 것이 어찌 쉬웠을까? 힘든 일들을 겪으신 선생님들의 모습을 바라보자니 가슴이 저며온다. 사람이 살면서 도대체 이런 어려움을 얼마나 겪어야 하는가라는 원천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가 그런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래도 공부를 놓지 않고, 공부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이 자리에 오시고, 자신의 어려움을 성숙되게 승화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모습이 나를 숙연하게 한다. 이런 감동의 순간들 때문에 아마 이 공부가 그렇게 그립고 재미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오늘의 렉쳐 우수자는, 한정아 샘과 정재희 샘, 그리고 청년 학인인 최승화 샘과 박영수 샘이 선정되었다. 이 분들이 선정된 이유는 오늘 수업 시간에 계셨던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하였을 것이다.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이 분들은 자신의 삶 속 깊은 곳까지 주역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같다. 5천 년 전부터 인간 의식에 뿌리를 두고 전승된 주역의 의미들을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들여다보았던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저 얄팍하게 이해하고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깔끔히 정리하려 하였던 나 같은 사람을 너무 부끄럽게 만드는 렉쳐들이었다. 그렇지만 나도 그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저 선생님들이 나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옆에 있는 이에게 좋은 에너지도 받고, 주기도 하면서 한스텝 한스텝 밟아 나가다보면 나만의 속도대로 내 공부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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