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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학기 3주차/ 주역: 뇌택귀매/ 동의보감: 곽란, 구토/ 후기 1조 강*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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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광 작성일26-08-09 16:57 조회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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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 공부를 시작하고 3학기에 접어든다. 후기에 적힌 이름을 보고서도 아직 감이당에 적응이 덜 됐는지 수업을 듣고 몇 시간 뒤 후기 담당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주도면밀하지 못함을 한탄해봐야 소용없기에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작성한다.

  이번 주는 함백 캠프와 무더위로 인해 줌 수업을 진행한 한주였다. 저번 주 방학을 포함해 2주간 줌 수업이 예정되어 있어 감이당에 3주간 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료한 마음이 들었었고, 화면으로나마 학인들의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 1교시에 동의보감 곽란과 구토에 관한 학인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곽란은 한정아/김태희, 구토는 임현지/ 김명신 학인들의 순서였다

  한정아 학인은 꼼꼼히 정리한 곽란의 텍스트를 준비해 수업의 이해를 도왔다. 곽란은 주로 음식으로 비위가 상해서 생기는 병이거나 (), (), (, 더위먹음)로 인해 생기는 급성질환이라는 설명과 응급처치가 가능한 오수혈을 함께 안내하며 학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나중에 이어지는 복희쌤의 오수혈 설명은 생활에 필요한 응급용 혈자리를 알려주시는 거라 실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희 학인은 한정아 학인이 발표한 내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을 보충했다. 특히 伏暑(복서)를 설명하며 비위의 아주 깊은 곳에 깃든 더위의 무서움과 집밖에서 자면서 이슬과 찬바람을 맞게 되면 한기가 三焦(삼초)로 들어가 곽란이 발병되기도 한다고 캠핑 즐기는 학인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기도 했다.

  임현지 학인은 구토를 맡아 陽經(양경)과 관련된 구토증상을 정리해주며 (), (), ()의 차이를 기와 혈을 통해 설명해주었다. 12경맥 중 양경은 주로 기혈을 아래로 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 기능이 망가지면 내리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기혈의 순환이 막혀 결국 토사를 하거나 비위가 막혀 反胃(반위) 噎隔(열격)과 같은 결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명신 학인은 약제 부분에서 아이의 오줌이나 늙은 소의 침 등을 처방으로 쓰는 것에 기피하는 소감을 밝히며 과연 이런 것까지 어떻게 경험으로 알아냈을까.’라는 의문을 밝혔다

  이에 복희쌤께서는 자신의 투병기 중 ()치료 경험과 동물들의 자기 치유법을 예로 드시며 우리 몸은 자연스레 同氣相應(동기상응)하는 능력이 있으니, 이를 잘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하셨다. 그리고 동의보감 강의 시에는 伏暑(복서)의 사례를 알려주시며, 제 때 아파서 해소하는 것도 좋은 것이다. 겉으로 멀쩡한데 속이 병들면 결국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양생의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셔서 좋았다. 아프지 않은 것은 좋지만, ‘우리 몸은 항상 병과 함께 가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보면 제 때 아프고 치유하여 내 몸의 항상성을 다시 회복하는 것도 좋은 리듬일 수 있다.’ 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잡병을 배우며 병의 구체적인 내용에 너무 매몰되지 않게 전체 틀에서 항상 증상을 관찰하기를 강조하셨다. 그것이 동의보감을 읽으며 자기 몸을 양생할 수 있는 방법이고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 말에 다시 내 인식의 틀과 시야가 넓게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신형장부도에 오장육부의 기능을 대입하여 흐름을 그릴 수 있게 해오라는 숙제도 더해주셨다. ^^;;;;;;;

  주역 시간은 雷澤歸妹(뇌택귀매)괘가 주제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던가. 주역을 처음 공부하는 나는 귀매괘가 이해하기 까다로운 괘라는 것을 몰랐다. ‘...()()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구나. 단전과 대상전의 가르침이 일관되지 않네... 그렇지만 내용이 다 좋구나.’정도로 생각하고 귀매괘를 공부했다. 하지만 처음 정재희 학인께서 귀매괘가 발제로 걸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자신이 하게 됐다.’며 난색을 표할 때 처음 알게 됐다. 그렇지만 귀매괘의 시간은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도 훌륭한 학인들의 발제와 글쓰기가 이어져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하고, 기승전결이 완벽한 구조로 구성된 작품 같았다. 화두는 단연 대상전의 永終知敝(영종지폐)’였다. 이번 귀매괘를 읽으며 저 대목에 군자다운 것은 정말 멋진 것이구나.’라는 메모를 해뒀는데 학인들도 같은 곳을 주목하고 있었다.

  정재희 학인은 귀매괘의 전체적인 괘상과 시작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혼탁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소신과 지조를 잃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과 구이효에서 자기를 드러내기보다 내면을 다지며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와닿았음을 말했다.

  오헌미 학인은 사람이 어떤 일을 선택해서 시작할 때 조급함과 끌림, 편안함을 위주로 선택하게 되는데 구사효의 급어입신 완어봉시(急於立身 緩於逢時)’ 왕부지의 주석을 언급하며, 자신이 빛날 때는 늦추고 항상 올곧게 자신을 세워야 한다는 대목에 큰 울림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으며 잠시 나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선택의 순간, 무의식의 끌림과 조급한 직관적 선택은 어떤 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편안함을 생각하는 내 습관이 보여 입신에 간절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쓰기 발제를 한 최승천 학인과, 공미진 학인은 다른 소재를 가지고 永終知敝(영종지폐)바라봤지만 깊은 식견을 볼 수 있었다

  최승천 학인은 결혼이 필수가 아닌 요즘 세태를 보며 안정과 조건만 계산하는 현재 세대들의 결혼관에 조용한 일침을 가했다. ‘우리의 결혼이나 부부의 감정도 언젠가 낡고 해질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비우고 조화를 이루며 영구하려 노력하는 것이 결혼이고 그게 이치이지 않을까.’ 라는 마지막 내용은 내 가정을 돌아보게 했다. 귀매괘의 경우처럼 순간의 이끌림으로 결혼했지만, 다시 영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굳건하게 세울 수 있었다. 군자는 못되더라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공미진 학인은 永終知敝(영종지폐)를 가지고 조직이나 일을 대할 때의 요즘 사람들의 관계를 꼬집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가벼움에 경종을 울렸다. 또 구오효의 月幾望(월기망)을 정말 멋지게 소화했다. 평소 내가 공부할 때 저 글귀가 여러 번 나왔지만, 평범해 보였던 저 대목 하나에 자신의 생각을 담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조직이나 자신이나 보름달의 명암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자신도 언젠가는 그림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은 열나흘의 보름달로 겸허히 남아 달빛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는 글의 내용은 정말 달빛과 잘 어울리는 마음이며 군자다운 자세였다. 달빛같이 정적인 찬 빛도 주변을 따뜻하게 할 수 있겠다는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었다.

  귀매괘는 보통 좋지 않은 괘로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난 단전을 읽으며 생각이 좀 달랐다. 지천태()에서 삼, 사효가 자리를 바꿔 귀매괘()가 된 것은 天地(천지)大義(대의)이며 바뀌지 않으면 만물이 교접하지 않아 태어날 수 없다.’ 고 단전에서 말한다. 지천태의 태평한 시기는 항상 영속될 수 없다. 즐거움에 이끌려 움직이면 시작이 가벼워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끝이 있음을 알고 그 끝까지 자신의 지조와 처음 자세를 바꾸지 않는 대상전에서 말하는 군자의 永終知敝(영종지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이렇게 감이당에 학인들과 모여 배움의 장에 참여하는 것이 즐겁다. 重澤兌(중택태)괘로 시작한 올해의 시작도 어느덧 입추를 지나 가을로 향하고 있다. 요즘 자꾸 수업에 갈 때마다 처음 내가 암송했던 괘의 부분이 떠오른다. ‘연못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괘니 서로의 연못을 메워주며 각각 가까운 바의 자질을 가지고서 바다에 함께 이른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어져 바다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주 수업을 할 때마다 같은 조류를 타고 있음을 느낀다. 즐거움이 바탕이 된 괘의 시작과 永終知敝(영종지폐)를 깨달은 歸妹괘를 지나 우리는 모두 분명 바다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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