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16,17장 발제-운동 근육으로 생각의 근육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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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정 작성일25-03-04 16:02 조회3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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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16,17장 발제
운동 근육으로 생각의 근육을 키웠다
2025.3.3. 최수정
스티븐 미슨은 직립보행과 인류의 언어발달이 강하게 밀착되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직립보행에 의해 신체의 미세한 근육 운동성이 발달했기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가 혀와 입술의 미세한 근육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을 읽으면서 직립보행과 언어발달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장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직립하고 손이 자유로워지며 시야가 넓어지는 과정에서 미세한 근육이 발달함과 동시에 그들의 내부 감각도 함께 발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각을 느끼는 신체는 외부와 내부에 동시에 열려있어야 외부 자극을 내부로 느낄 수 있다. 외부를 감각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느낄 내부 감각이 꼭 있어야 한다. 나는 입과 혀의 미세한 근육을 조절하며 말하는 호모 사피엔스가 외부로 발화된 말을 감각하기 위해 내부의 청각 기능을 더욱 미세하게 분절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호모 사피엔스는 언어에 의해 내부의 감각이 더욱 미세하게 발달해 인지 유동성이 촉발된다. 그리고 그로 인한 마음의 발달로 ‘비임의적인’ 연상관계가 출현한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상징’이 등장하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10만 년 전쯤 초기의 호모 사피엔스가 상징을 만들고 사용했다는 유력한 증거가 있다. 남아프리카 케이프코스트의 클라시스 강 하구의 동굴에서 적어도 12만 5천 년 전으로 추정되는 고고학 퇴적층 안에서 대량으로 발견된 레드 오커(적갈색 안료) 광물이 발견된다. 저자는 초기의 호모 사피엔스가 사용한 이 붉은색 안료가 ‘상징’으로 이용됐다고 생각한다.
언어유전자의 진화
스티븐 미슨은 언어능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속성으로 약 17만 년 전쯤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증거로 KE 가족이라고 명명된 한 현대인 대가족 연구를 제시하는데 KE 가족이 겪고 있는 문법적 문제와 혀와 입술의 미세한 구강안면 동작을 잘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을 FOXP2 유전자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FOXP2는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700개의 아미노산 가운데 침팬지, 고릴라, 원숭이과는 단 두 개만 다르다. 이는 단 두 개의 아미노산이 말과 언어 모두에 매우 중요했다는 근거가 됐다. KE 가족과 FOXP2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인류의 언어가 유전적 바탕을 가지고 있다는 유력한 증거를 보여주며, 이 유전적 바탕은 약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는 데에 결정적 구실을 했을 것이라 가정할 수 있다.
네안데르탈인은 사회적으로 친밀한 집단을 이루고 살았으며, ‘Hmmmmm’이 아니라 구성적 언어가 있어야만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발화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집단의 구성원들과 의사소통을 할 필요도 별로 없었고, 그럴 기회도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 초기 호모 사피엔스 집단 내에 그러한 필요가 생긴 것은 경제적인 역할과 사회적 지위가 나누어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집단과 교역과 교류가 시작되면서부터, 그리고 ‘이방인과의 대화’가 사회생활에 중요하고 일상적인 부분으로 자리잡으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첫 시동을 걸었던 것은 우연한 유전자 돌연변이였을지도 모른다. 아기가 자신이 듣는 연속된 소리의 흐름 속에서 통계적 규칙을 찾아냈던 것과 같은 통계적 학습능력이 호모 사피엔스를 제외한 다른 호모속의 종들에는 없었던 것이 아닐까?
KE 가족 구성원 가운데 FOXP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사람들은 문법뿐만 아니라 복잡한 문장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무의미한 음절 연결이 진짜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데 곤란을 겪었다. 이러한 언어장애들은 전일적 발화처럼 들리는 소리를 분절해서 듣는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저자는 아마도 현대 인류의 FOXP2 유전자를 만들어낸 우연한 돌연변이가 생겼을 때 비로소 분절이 가능해졌을 것이라고 한다. 아니면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들이 일반적인 통계적 학습능력을 가져옴으로써 전일적 어구에서 구성적 언어로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도 모른다 추측한다.
입과 혀의 물리적 움직임
‘Hmmmmm’이 전일적 성격(Holistic), 조작의 기능(manipulative), 다중성(multi-modal), 음악성(musical), 미메시스(mimetic)의 약자라는 사실을 되새겨보자.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발화가 구성적인 성격과 지시의 기능보다는 전일적인 성격과 조작의 기능을 가졌다. 하지만 인간은 전일적인 구절을 개별단위로 분해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분절(segmentation)’이라 표현한다. 분절을 통해 개별단위들은 저마다 고유한 지시적 의미를 가지고, 다른 발화에서 분절된 단위들과 재결합해 새로운 발화들을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의성어, 목소리 흉내, 소리 공감각은 전일적 발화 속의 분절음과 세상 속의 요소들(특징 있는 신호음을 내는 동물 종, 특징 있는 소리를 내는 환경물, ‘우웩’과 같은 신체반응) 사이에 ‘비임의적인’ 연상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비임의적인 연상관계는 특정 분절음이 관련된 요소를 지시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단어로 자리잡을 확률을 훨씬 높인다. 제스처와 몸짓언어의 이용도 이 확률을 높인다. 한 발화 속의 어떤 분절음이 늘, 세상 속의 어떤 요소를 가리키는 제스처와 함께 쓰일 때 그렇다.
‘Hmmmmm’의 음악적인 성질 또한 분절과정을 촉진할 수 있다. 음높이와 리듬으로 특정 분절음을 강조하면 이 음은 고유의 의미를 지닌 개별존재로 지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6장에서 보았듯이 IDS의 과장된 운율 덕분에 아기는 연속된 소리의 흐름을 분절하여 개별단어와 어구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Hmmmmm’ 의사소통 내에 특정 어구들이 반복해서 쓰이면 분절의 진화과정이 더 빨라진다.
‘Hmmmmm’의 개별분절음들은 입의 움직임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전일적 성격을 갖든 구성적 성격을 갖든-발화의 개별분절음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입술, 혀끝, 혀의 몸체, 혀뿌리, 연구개軟口蓋, 후두喉頭의 물리적 움직임이다. 이는 컴퓨터 모의실험에서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마음과 상상
전일적 어구와 분절과정을 거쳐 출현한 구성적 발화는 처음에는 단지 ‘Hmmmmm’ 의사소통 체계의 보조수단이었을 것이다. 사실 ‘Hmmmmm’이 구성적 언어로 바뀌는 데는 수천 년이 걸렸을 것이다. ‘혼잣말’의 형식으로 구성적 언어는 ‘Hmmmmm’의 보조수단으로 쓰이다가, 마침내는 정보전달의 효율성을 인정받아 주된 의사소통 수단이 되었을 것이다. 한정된 어구밖에 만들어낼 수 없는 ‘Hmmmmm’과 달리 구성적 언어는 무한한 어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 결과로 대다수의 사람에게서 절대음감이 사라지고 음악능력이 줄어들었다. 구성적 언어의 출현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언어가 매개하는 행동, 시각적 상징, 뼈 도구, 몸 장식, 매장의식, 사냥의 강화, 원거리 교류, 야영지의 구조물들이 출현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영역 특이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적응성이 매우 높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의 마음은 여기서 더 나아간 ‘인지 유동성’을 가지고 있었다. 인지 유동성이란 개별지능에서 유래한 사고방식과 각 지능에 저장된 지식을 통합하는 능력으로, 영역 특이적인 마음에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종류의 사고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스티븐 미슨은 인지 유동성이 ‘언어로 인해’ 생겼다고 주장한다. 입 밖으로 내뱉는 말과 상상 속의 말은 한 종류의 지능에서 다른 종류의 지능으로 사고와 정보를 흘려보내는 통로 구실을 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를 피터 커러더스의 ‘언어의 인지적 기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인용해서 설명한다. 우리가 마음속에 ‘상상의 문장’을 떠올리면, 한 모듈(지능)에서 나온 신호가 한 개 이상의 다른 모듈(지능)에서 나온 신호와 결합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종류의 의식적인 사고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지 유동적인 사고는 ‘논리형식(logical form, LF)’이라고 하는 마음속의 언어적 표상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LF는 노엄 촘스키가 처음 도입한 말로서, 언어와 인지력의 중개영역을 뜻한다. 일부 언어적 표상은 LF로 남고, 일부는 마음속에서 상상의 문장이 된다.
커러더스는 좀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구성적 언어의 중요한 요소인 통사법을 강조한다. 통사법은 형용사와 어구들을 여러 개 끼워 넣는 것, ‘반복순환성’을 가능하게 한다. 통사법이 있기에 한 종류의 인지 모듈(지능)이 생성한 상상의 문장이 다른 종류의 모듈(지능)이 생성한 또 다른 상상의 문장 속에 끼어들어 갈 수 있다. 그 결과 하나의 상상의 문장이 생기고, 이것은 모듈 간 통합적 사고, 다시 말해 인지 유동적 사고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사고는 구성적 언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음악의 탄생
저자는 언어가 진화한 후, ‘Hmmmmm’의 잔재에서 ‘음악’이 생겼다고 말한다. 구성적 성격과 지시의 기능을 함께 지닌 언어가 정보교환의 임무를 모두 떠맡자, 이후 ‘Hmmmmm’은 언어가 상대적으로 잘 못하는 일인 감정표현과 집단정체성 확립을 전담했다는 것이다. 종교적 신념이 생기면서부터는 음악이 신과 소통하는 주된 수단이 되었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진화의 과거-‘Hmmmmm’ 의사소통이라는 잃어버린 세계를 느껴왔다.
음악을 이용해 초자연적인 존재와 소통하는 행위는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모든 인류사회의 보편적인 특징이다. 왜 그럴까? 이 문제에 답을 하려면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있는데, 초자연적인 존재(신)라는 개념은 언어가 인간의 마음에 가져다준 인지 유동성의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다.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개념은 종교의 핵심이다. 초자연적인 존재는 ‘마음을 읽는 힘을 갖고 있다’. 신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정보전달인 언어를 이용할 수 없다. 오히려 이상적인 수단은 음악이다. 음악은 원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진화한 ‘Hmmmmm’의 파생물이며, 따라서 의사소통 기능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그런데 현대 인류의 마음에는 새로운 의사소통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가져다준 초자연적인 존재가 생겼다. 음악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려는 인간의 성향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향했다. 주술사가 드럼을 치는 것도 바흐가 작곡을 한 것도 이런 목적이었다.
‘신’이라는 개념은 아주 오래전에 진화한 ‘영역 특이적인 세계이해 방식과 충돌’한다. 이 개념은 우리의 마음속에 담기도 어렵고 타인에게 전달하기도 어렵다. 이럴 때 ‘물질적 상징’은 인간이 믿는 종교적 존재와 개념을 본인의 마음에 담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사물들은 ‘마음의 연장’이다. 악기가 인간의 성도와 몸의 연장인 것과 마찬가지다. 음악도 인지적 거점과 마음의 연장이 될 수 있다. 음악은 인간의 마음속에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개념을 유지하고 조작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음악과 상징의 도움이 없다면,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개념은 떠올릴 수도 공유할 수도 없이, 단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버리고 마는 생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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