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발명』1장 발제/ 마음의 밑바닥에서 스피리트와 은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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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켜니 작성일25-03-11 17:49 조회3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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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류학/『신의 발명』 1장 발제/25.3.11/최옥현
마음의 밑바닥에서 스피리트와 은하를 만나다
투가노족과 함께 하는 각종 스피리트들
콜롬비아에 거주하는 투가노 인디언은 스피리트들이 급류의 밑바닥이나 크고 깊은 강의 바닥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물결 속에서 투카노족은 ‘선한 존재’의 출현을 감지한다. 엠코리 마세는 태양이 인간 생활에 베푸는 은혜를 지상에서 체현하는 스피리트이며 디로아 마세는 인간에게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게 하는 ‘선한 힘’을 불어넣는 스피리트이다. 냐미리 마세는 밤의 화신으로 사악한 요괴의 모습을 하고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스피리트이며 사악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은 냐미리 마세를 이용해 적에게 화를 입히기도 한다.
산에 사는 동물의 지배자인 와이 마세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으로 온몸을 빨간색으로 칠하고 강렬한 식물 수액의 냄새를 풍긴다. 투카노족은 수렵을 하기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스피리트는 와이 마세이다. 와이 마세는 인간에게 동물을 포획할 권리를 부여하는 수렵기술의 지배자이기도 한데 삼림 속 동굴이나 바위틈을 거처로 삼는다. 이곳에서 동물들은 인간처럼 커다란 사회를 이루고 동물종의 원형들은 숲속의 밝고 깨끗한 공터에서 의식을 거행하거나 춤을 즐긴다. 와이 마세와 샤먼 간의 교섭을 통해 인간이 포획 가능한 동물의 수가 결정된다. 동물 정령이 사는 집은 ‘산의 집’이나 ‘강의 집’으로 불리는데 동물을 수태하는 거대한 자궁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인디언 철학에서 ‘증식의 원리’는 삼림 깊숙이 숨어 있는 이런 정결한 장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숲속은 스피리트들의 세상이다. 스피리트들과의 접촉은 위험한 일로 여겨져 샤먼만이 할 수 있고 샤먼은 비호 마세라는 스피리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비호 마세는 사람에게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식물 전체와 관련이 있는 스피리트를 총칭하는 단어이다.
은하로의 비행
1970년대의 인류학자 돌마도프는 투카노족과 함께 카피를 푹 끓인 수액을 나눠 마신 후 환각상태에 빠졌다. 그는 투가노족이 ‘은하로의 비행’이라고 부르는 환각 경험을 자신의 테이프 레코더에 녹음하였다. 또한 돌마도프는 자신이 본 환각 경험의 이미지를 노트에 그렸는데 그 도형의 이미지는 여러 투카노족이 체험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환각상태에서 체험한 이미지는 개인차를 넘어 보편적인 모습을 띠었다.
환각상태에서 경험하는 빛은 분명히 그의 뇌 안에서 발광한다. 그는 집 주위의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상태인데, 눈과 대상 사이에 펼쳐진 불가사의한 공간에서 빛의 이미지가 어지럽게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투카노족은 이곳을 스피리트가 사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고대인은 뇌의 내부에서 발광하는 이런 빛의 이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태즈메이니아 원주민의 ‘신성도형’,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에 그려져 있는 패턴, 유럽 각지의 켈트 유적의 여러 형태 문양, 북방 민족의 의상이나 바구니의 그물코 문양, 동양풍의 융단이 모두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이러한 문양은 인간이 자신의 뇌 내부에서 출현하는 빛의 이미지를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표현한 것이다.
내부시각
이런 현상은 내부시각Entoptic이라는 용어로 널리 연구되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선주민과 구석기 시대에 동굴벽화를 그린 사람들, 신석기 시대 이후 신성도형을 집 장식으로 사용한 사람들은 내부시각을 스피리트와 접촉이 실현된 증거로 해석한다. 서구의 생리학자들은 내부시각을 뉴런의 발화현상이나 시신경의 흥분으로 이해한다.
언뜻 보면 이 두 이해 방법 사이에는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근본은 서로 통한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내부시각이라는 현상을 의식과 물질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고대인이나 선주민들은 내부시각을 스피리트라는 존재와 연결시킨다. 스피리트는 인간의 사고나 의지 밖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제어가 불가능한 존재이다. 서구의 과학에서는 내부시각의 문제를 정신활동의 기본과정으로 환원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역시 내부시각을 마음의 작용 가운데 가장 물질적인 것에 가까운 ‘기본과정’인 뉴런의 발화과정과 연결해서 이해하려고 한다.
결국 두 관점 모두 내부시각이 마음 활동의 밑바닥에 맞닿아 있다고 하는 점에서 일치한다. 이 밑바닥 부분에서 마음은 물질적인 과정과 접촉을 한다. 그런 장소가 예전부터 스피리트와의 접촉 장소이자 스피리트의 힘의 원천인 ‘은하’의 공간으로 인식되어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즉 인간의 의식을 뛰어넘은(초월한) 스피리트는 동시에 물질로서의 본질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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