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6, 7장 발제 _음악과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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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정 작성일25-02-11 17:05 조회5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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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미슨,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6, 7장 발제
음악과 감정
2025.2.11. 최수정
음악이 가장 독보적이며 유일하게 모든 문화에 존재하는 맥락은 종교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음악은 그 문화에 존재하는 신을 섬기고 찬양하고 신과 의사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시간과 문화를 뛰어넘는 음악의 심층구조에는 모든 인간 정신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요소들이 존재할 것이다.
음악과 언어가 의사소통에 ‘몸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저자는 ‘음악’을 ‘소리와 움직임을 아우르는 말’로 쓸 것이라고 부연한다. 노래가 횡경막과 입술에 이르는 성도의 다양한 부위에 의해 만들어지는 ‘몸동작의 산물임’임을 떠올려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존 블래킹이 말한 것처럼 “음악성은 언어의 기본원리처럼 몸속에서, 언젠가는 불려나와 꽃피우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음악이 우리 몸의 조작과 강하게 연관되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6장 아기에게 말 걸고 노래 불러주기
아기에게 하는 말에서 ‘운율’은 매우 중요하다. 감정표현은 언어보다 음악의 핵심이다. 슬픔을 경험하지 못하는 아이가 어머니의 슬픈 노랫소리 같은 울음소리에 반응해서 함께 따라 우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 심리학자 로저 와트Roger Watt는 ‘음악 자체가 가상의 사람 구실’을 한다고(45쪽)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음악에서 느끼는 ‘역동적 인식’, 그것은 넓게 생각하면 움직이고 있는 물리적 세계이며, 아주 구체적으로는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마치 음악이 나에게 말 걸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들리며 음악에 감정이 이입될 때 정말로 음악은 살아 있는 것 같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음악이 언어보다 ‘발달상으로는 우선임’을 입증하는 풍성한 증거가 있다. 아동발달을 보면 언어신경망이 음악신경망을 빌려 쓰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언어발달 이전의 아기들과 나누는 음성 의사소통방식에 남아 있는 것처럼 아이들은 단어의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기 전에 말의 리듬, 박자, 멜로디에 큰 관심과 반응을 보인다. 이를 통해 언어발달 이전의 아기들과 나누는 음성 의사소통의 방식(IDS, infant-directed speech)에서 언어와 음악에 대한 관계를 알아볼 수 있다. IDS의 경우 구어가 일반적으로 갖는 멜로디와 리듬 요소-운율-가 부풀려지기 때문에 발화가 마치 음악처럼 들린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아기나 형제자매 또는 가족의 아기에게 말할 때 무의식적으로 IDS를 쓴다. 아기들은 일반적인 말보다 IDS를 더 좋아하고, 얼굴 표정보다 목소리의 억양에 훨씬 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IDS의 일반적 특징은 좀더 큰 아이나 성인에게 말할 때보다 목소리를 높이고, 높낮이 폭을 다양하게 하며, 모음을 ‘강조해서’ 길게 발음하고, 쉼표를 분명히 하고, 짧은 어구를 쓰며 되풀이는 많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약 네 단계를 거쳐서 언어 발달을 촉진한다.
1) 신생아와 아주 어린 아기들에게 IDS는 청각자극을 줌으로써 아기의 주의를 끌고 유지하는 구실을 한다. 2) 아기가 좀더 크면 성인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하는 IDS의 성격에 변화가 일어난다. IDS는 각성을 유발하고 감정을 조절하기 시작한다. 3) IDS의 운율은 좀더 복잡한 기능을 갖는다. IDS는 각성을 유발할 뿐 아니라 말하는 이의 감정과 의도를 전달한다. IDS의 멜로디와 리듬이 엄마의 감정과 의도를 알아들을 수 있게 돕는다. “멜로디가 곧 메시지”임을 알아채게 된다. 4) 어린아이들이 말의 뜻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IDS는 억양 패턴과 끊어 말하기 방식을 통해 언어습득을 촉진한다.
그러나 IDS가 본질적으로는 언어가 아니다. 그 이유는 IDS의 보편적인 음악적 속성을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실험을 통해 어느 나라에 살든 무슨 언어를 사용하든, 아기에게 말할 때 우리는 말하는 방식을 본질적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바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언어가 IDS를 사용할 때 운율을 매우 비슷하게 조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IDS에 보편성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IDS와 PDS(pet-directed speech, 애완동물을 지향한 말)는 관련이 있다. 우리는 개나 고양이, 또는 다른 애완동물에게 말할 때도 말의 운율을 과장한다. IDS와 PDS의 음높이는 통계적으로 같았고, ADS(adult-directed speech, 성인을 지향한 말)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실험결과 사람들이 청자의 감정 측면과 언어 측면의 요구에 맞추어 자신들의 말을 직관적으로 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언어습득이 IDS의 주기능이 아니라면, 아가들은 대체 무슨 수로 자신들이 들은 단어의 의미를 가려낼까?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발달심리학자 제니 사프란Jenny Saffran은 아기들이 연속해서 흘러나오는 소리에서 ‘통계적 규칙성’을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말은 ‘연속된 소리의 흐름’이다. 글은 한 단어와 다음 단어 사이에 띄어쓰기를 하지만, 말에는 그러한 띄어쓰기가 없다. 이럴 때 ‘운율’이 도움이 된다. 알고 보니 아기들은 ‘타고난 통계학자’였다. 아기들에게 ‘단어’, ‘부분단어’, ‘비단어’를 인위적으로 연결한 소리의 흐름을 2분 동안 반복해 들려주었을 때 아기들은 반복하여 출현했던 음절 배열을 부지런히 찾았다. 아기들은 단어가 시작되는 곳과 끝나는 곳을 찾는 것이 분명했고, 이때 IDS의 과장된 운율도 이 일을 돕는다. 아기들은 청각자글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일반 능력을 갖고 있었다. 저자는 이것인 인간의 일반적인 인지력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실험에서 아기들은 빛 패턴이나 물리적인 행동에서도 통계적 규칙성을 찾아냈다. 그렇다면 이 능력은 우리가 아주 어릴 때 세상을 다루는 일반적인 방법과 관련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아기들이 연속된 소리 안에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음의 배열을 어떻게 찾아내는 것일까? ‘절대음감’은 참고가 되는 음 없이도 특정 음의 절대음높이를 구별하거나 소리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성인 1만 명 가운데 한 명만이 이런 능력을 갖고 있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대음감-두 음의 음높이 차이 정도를 알아내는 능력-에 의존한다.
실험에 의하면 아기들은 상대음높이를 학습장치로 이용할 수 없었다. 적어도 아기들은 절대음높이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았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날 때 절대음감을 갖고 있지만 자라면서 점차 상대음감에 대한 편향이 생기는 듯하다. 타고난 음악적 잠재력은 아이가 발달함에 따라, 꾸준한 노력으로 절대음감을 유지하지 않는 한 언어습득의 요구에 밀려 쇠퇴하게 된다. 따라서 언어가 생기기 전의 호미니드들은 평생 절대음감에 대한 편향을 유지했으며, 현생 인류를 포함한 언어를 사용하는 호미니드들에 비해 더 뛰어난 음악능력을 발달시켰을지도 모른다.
IDS는 과장된 운율로 언어습득을 촉진하기 이전에 감정을 표현하고 사회적 결속을 불러일으키는 구실을 한다. 그런데 부모들은 아기에게 말 뿐 아니라 노래를 불러주며, 이것은 말보다 감정상태에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모든 문화권의 자장가들은 멜로디, 리듬, 박자가 놀랍도록 비슷하다. 에든버러 대학 아동심리학과의 콜린 트레바든Colin Trevarthen은 아기들이 자신을 돌보는 사람의 목소리에서 음악을 들을 뿐 아니라 옹알이와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앨리슨 스트리트의 연구결과들 가운데 한 가지는 우리가 아기를 즐겁게 해주려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래를 통해 아기를 웃게 만들고 싶어 한다. 웃음은 부모자식 상호작용의 핵심요소이다. 웃음도 다른 형태의 발화나 제스처와 마찬가지로 말 차례 바꾸기 방식을 따르며, IDS와 같은 음악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7장 음악의 매력과 치료기능
감정이 행동을 이끈다. 예전에는 모든 감정은 문화적으로 구성되며 따라서 사회마다 다르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감정은 인류의 모든 집단에 보편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한 보편적인 감정들은 인간의 유전자에 실려 진화의 길을 밟아왔으며, 이것은 감정이 그저 마음의 장식물이 아니라는 증거다.
왜 감정을 갖는가?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늘 이럴까 저럴까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오틀리와 존슨-레어드는 불확실하고 목적이 상충하는 상황-이것을 ‘제한된 합리성’의 상황이라고 한다-에서는 감정이 행동을 이끈다고 주장한다. 감정이 뇌의 모드를 바꾸어 예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유용했던 행동들을 불러온다. 감정이 ‘이성적인’ 생각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큰 뇌를 지닌 호미니드 사회에 복잡한 감정이 존재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네안데르탈인 같은 종들은 오늘날의 영장류들보다 더 크로 복잡한 사회집단을 이루고 살았을 것이다. ‘협력’은 그들의 생존에 필수였다. 네안데르탈인이 행복, 슬픔, 분노뿐 아니라 죄책감, 수치심, 당황스러움과 더불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면, 유럽의 험난한 빙하시대를 맞아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로버트 프랭크는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것뿐 아니라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얼굴 표정으로, 몸짓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프랭크와 에크먼의 연구와 더불어 배런-코헨의 연구에서 입증된 사실은, 인간은 세상에서 현명하게 행동하기 위해 감정을 진화시켰을 뿐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성향과 타인의 감정을 해석하는 능력도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핵심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우리는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자주 음악을 이용한다. 우리는 음악을 자신이나 타인의 마음속에 특정한 정서적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데 이용할 수 있다. 분위기는 감정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분위기는 몇 분,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지속되는 느낌인 반면, 감정은 매우 짧은 순간의 느낌이다. 즐거운 느낌은 감정이지만 행복한 느낌은 즐거운 일로 생기는 분위기다. 저자는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연상관계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음정에 따라붙는 고유한 의미들은 문화와 시간을 초월해 모든 인류에게 통용되는 듯하며, 따라서 보편적이다”는 것이다.
저자는 템포, 크기, 리듬, 음높이 등의 변화가 서로 다른 감정을 어떻게 유발하는지를 조사한 웁살라 대학의 심리학자 패트릭 저슬린의 연구를 소개한다. 실험결과 음악가들은 자신의 악기를 가지고 각 감정을 매우 비슷하게 표현했고, 음악가들이 의도한 감정과 청자들이 느끼는 감정 사이에도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실험에서도 청자들은 목소리와 감정의 관계들을 찾아냈다.
음악은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이런저런 감정상태를 유발한다. 세러와 첸트너는 음악이 감정상태를 유발하는 데에 네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음악 자체의 음향적 성질이다. 멜로디, 리듬, 템포, 크기, 그 밖의 다른 특성들이 그것이다. 두 번째는 음악이 연주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청자의 상태다. 네 번째는 그 음악을 연주하고 듣는 맥락이다.
때에 따라 음악가들은 요소들 모두를 치밀하게 조작함으로써 강력한 감정적 효과를 고의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음악치료다. 음악치료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곧 음악이 폭넓은 감정을 표현하고 불러일으키는 데에 쓰일 수 있으며,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지금까지 1) 감정과 그 표현은 인간의 삶과 사고의 핵심이며, 2) 음악은 감정상태를 표현할 뿐 아니라 자신과 타인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발견은 음악능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넌지시 알려준다. 다시 말해 이러한 발견들은 과거에 우연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더 뛰어난 음악능력을 지녔던 사람들이 번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타인의 감정을 조작할 수 있어서 좋은 점이 무엇일까? 기분은 타인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자기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행복한 사람들은 협조를 더 잘하고, 자신과 타인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면 나도 저절로 행복해진다.
음악이 좋은 기분을 유발함으로써 도움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입증되었다. 음악은 협력과 학습을 촉진한다. 우리는 음악이 일종의 ‘감정의 언어’임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감정이 사고와 행동의 근본 바탕이다. 그리고 음악이 감정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음악이 최신 발명품이며 언어 같은 다른 능력의 진화적 부산물이라는 주장을 반박한다. 음악은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과 행동을 조작하기 위해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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