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3장, 4장 발제-언어 없는 음악, 음악 없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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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켜니 작성일25-02-11 17:48 조회6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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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류학/『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3장, 4장 발제/25.2.11/최옥현
언어 없는 음악
우리가 말을 하고 노래할 수 있는 것은 뉴런이 서로 연결되어 뇌 활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정 활동과 관련되어 엮인 일련의 뉴런들을 신경망이라고 한다. 언어와 음악에 똑같은 신경망이 사용될까. 일부가 겹칠 수도 전혀 겹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만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공통으로 사용되는 그 신경망은 언어를 위한 것이었을까? 음악을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완전히 다른 뭔가를 위한 것이었을까?
뇌 병변 분석과 뇌 영상 연구(CT, PET, fMRI, EEG 등)는 음악과 언어의 신경학적 근거를 밝혀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병변 분석은 뇌 조직이 파열된 부분과 장애가 발생한 감각·인지·운동 활동 부분을 연결하여 뇌의 신경학적 근거를 밝히는 것이다.
실어증 환자들의 사례연구는 음악과 언어를 담당하는 뇌신경의 관계를 알아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자료다. 만일 음악이 언어에서 파생했다면, 언어능력을 상실하면 자동으로 음악능력을 상실해야 한다. 만일 음악과 언어가 완전히 별개의 신경망을 사용한다면, 한 능력의 상실은 다른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 실어증은 음악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셰발린(1902-1963, 러시아 작곡가)은 뇌졸중으로 언어능력이 상실된 상태(말을 이해하는 능력과 말을 하는 능력이 상실됨)에서 자신의 다섯 번째 교향곡을 완성했는데 이 곡은 놀랍도록 창의적인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셰발린의 사례는 뇌에 음악과 언어를 담당하는 체계가 다분히 분리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NS는 뇌졸중을 겪기 전에 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뇌졸중 이후 음악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 경우이다. NS는 말을 많이 하지만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특히 환경소리를 식별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에게 알람시계 소리, 소방차 소리는 다른 소리로 들렸다. NS는 간단한 어구와 환경소리를 알아듣는 능력을 잃은 반면, 멜로디는 여전히 잘 알아들었다. NS의 사례는 언어의 신경회로와 멜로디와 리듬의 신경회로가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성인의 뇌에서 음악능력은 일정한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지만, 유년기에는 음악능력의 발달에 언어신경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음악신경망이 언어신경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후 나중에 독립을 한다면 뇌 손상으로 언어신경망이 파괴되었을 때도 살아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이 언어의 파생물이라는 생각은 맞는 얘기다. 하지만 소위 ‘백치천재’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과 모순된다. 백치천재들의 음악능력은 언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발달하거나, 적어도 완전한 언어능력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발달하기 때문이다. 모든 백치천재는 소리에 매우 민감하고, 말소리처럼 소리가 어떤 순서로 결합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능력이 언어에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환경소리나 음악소리가 아니라 언어를 위해 진화했다고 주장할 이유는 없다.
리언 밀러(아동장애 전문 심리학자)는 음악 백치천재들의 능력과 장애에 커다란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13명의 피험자들은 모두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음감의 소유는 복잡한 음악구조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에 인지장애아의 음악능력 발달에 필요조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절대음감은 언어발달을 헤친다. 두 번째 특징은 반향언어증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백치천재들은 기계적으로 연주하거나 고정된 곡만을 연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전문 음악가와 비슷한 수준의 음악 이해도를 보였다.
음악 없는 언어
음악능력 없이 언어능력만 존재할 수도 있을까? 그런 경우를 가리켜 뇌에서 음악능력과 언어능력 사이에 ‘이중해리’ 현상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흔히 이것은 두 능력이 독립되어 발달하고 진화하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중해리 현상은 실제로 존재한다. 그들은 언어능력은 보유하고 있는데 음악능력은 상실한 사람들, 또는 음악능력이 처음부터 전혀 발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음악능력이 없는 상태를 실음악증이라고 한다. 음악의 실어증인 셈이다.
몬트리올 대학의 이사벨 페레츠는 실음악증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통해, 음악능력이 뇌에서 단 하나의 실체가 아니라 여러 개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 가운데 일부를 상실해도 나머지는 보전된다는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뿐만 아니라 몇몇 요소는 음악에만 관여하는 반면 언어체계와 공유하는 요소도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왔다.
모리스 라벨(프랑스 작곡가)은 뇌변성으로 경미한 실어증을 앓았고 작곡한 음악을 악보에 적는 능력을 완전히 잃었다. 오페라 한 편이 머릿속에 들어 있는데 그것을 적지 못하는 것이다. 적는 능력을 상실하는 것을 실서증이라고 부른다. 뇌졸중을 앓기 전 피아니스트였던 HJ는 언어, 추론, 기억, 집중, 쓰기 능력은 멀쩡했는데 머릿속으로는 음악이 계속 들리지만 이것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는 청각 이미지를 올바른 손가락 움직임으로 바꾸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세의 한 남성은 뇌가 손상된 이후 노래가 끔찍한 소음처럼 들린다고 호소했다. 이 환자는 멜로디 처리능력을 완전히 잃은 반면 리듬과 음색을 처리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실어증의 언어장애에서처럼 실음악증에서도 음악능력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잃거나 보존하는 정도는 사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GL은 뇌동맥류가 터진 후 음악에 대한 조성지식(음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한 우리가 알고 있는 암묵적인 규칙으로 어렸을 때 자연스럽게 습득된다)의 손상으로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노래는 멜로디와 말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멜로디와 말이 따로따로 기억 속에 저장되는지 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통합된 형태로 저장되는지 신경심리학자들이 연구 중인 중요한 과제이다. KB는 뇌졸중 이후 실음악증으로 판명되었고 기악곡의 유명한 멜로디는 알아듣지 못하였으나 가사를 뺀 성악곡 멜로디는 알아듣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기악곡 멜로디의 경우도, 결혼행진곡이나 윌리엄텔 서곡처럼 가사를 익힌 적이 있는 경우는 잘 알아들었다. 연구팀은 멜로디와 가사가 뇌에 따로따로 저장되지만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가 나머지 하나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우리가 익숙한 노래를 들을 때마다 서로 연결된 두 신경체계가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사벨 페레츠는 말의 운율과 음악의 멜로디 곡선을 같은 신경망이 처리하는지, 아니면 서로 다른 체계가 각각 처리하는지를 밝히는 연구를 1998년에 실시하였다. 환자 CN은 운율과 멜로디 곡선을 둘 다 처리할 수 있는 반면 IR은 둘 다 처리할 수 없는 것을 보고, 운율 처리와 멜로디 처리가 하나의 신경망을 공유하는 단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뇌 손상 없이 태어날 때부터 음치인 증상을 ‘선천성 실음악증’이라고 부른다. 모니카는 선천성 실음악증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는 말의 억양은 알아들을 수 있지만 음높이를 감지할 수 없는 탓에 모든 음악이 단조롭게 들린다. 선천성 실음악증에 대한 집단연구에서 실음악증의 경우도 말의 억양 패턴은 식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하지만 언어정보가 빠지고 문장의 음파만 남으면 실음악증 집단은 억양 패턴을 식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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