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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1-7장 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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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olyule 작성일25-02-15 21:17 조회10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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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인류학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1-7장 후기 2025-2-15 김유리

 

 

초월과 음악

 

 

 

 

2월 12일, 2025년 한 해 동안 이어질 종교 인류학 세미나 첫 시간에 참석했다. 세미나에서 여러 책을 읽는 동안 놓치지 않아야 할 주제는 “초월”이라고 달님께서 화두를 던져주셨다. 까먹고 있다가 길을 잃는 일 없이, 초월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글쓰기는 공부한 것을 나누는 것이라고 하셨다. 요약 발제 과제하는 법에 대해 주의를 주셨다. 요약의 주어는 저자다. 내 생각인지, 저자의 생각지 알 수 없게 섞지 말고 내 생각이라면 ‘나’를 주어로 구별해서 쓰도록 한다. 요약 덩어리에 이어 질문 및 논평 덩어리를 별도로 쓰는 방법을 알려 주셨다.

첫 책은 영국의 고고학자 스티븐 미슨(Steven Mithen)의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2005)으로 음악 능력의 인류 진화사를 펼친다. 달님은 이 책이 저자 자신의 ‘자기 질문’이 생생한 글이라고 말씀하셨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하는,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연구’라는 논평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떤 음악을 좋아할까? 그중에 글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도 있을까? 적어도 이 책은, 글 속에 나오는 음악 목록만 뽑아도 ‘고고학자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다기능의 책인 것은 분명하다. 참고로, 미슨은 늙었다고 생각될 때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듣고 딸들이 싸우는 것을 뜯어 말려야 할 때는 바흐를 튼다고 하며, 완벽한 음악은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c장조 아다지오 악장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한다.

나는 1~2장 발제를 했는데, 기억에 남는 내용은 이런 것이다. 음악은 비언어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며, 언어보다 감정을 더 잘 유발하고 조작한다. 감정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매우 중요하다. (모든 지적 행동의 뿌리에 감정이 놓여 있다.(129)) 감정은 몸과 마음을 제어한다. 감정이 있어서 논리를 따져보기에 앞서 즉각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감정은 "행동의 길잡이"다.(186) 이런 감정은 음악과 긴밀히 연결된다. 감정은 오랜 진화사를 가진 시스템이며 음악 능력은 진화가 인류에게 준 것이다. 음악은 감정처럼 출렁이고 생명처럼 약동한다.

옥현샘의 발제 범위는 음악 능력과 관계된 뇌신경망 연구에 관한 부분이다. 뇌 영상 촬영 기법이 나오기 전, 병리적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 연구들인데 내용을 읽으면서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뇌 질환으로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이 음악 능력을 상실하고 겪는 일들이 열거되어 있어서 두려움이 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서 수정샘이 발제한 아기들의 음악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내 마음을 치유해주는 듯 했다. 아기들이 멜로디와 리듬에 귀 기울이고 방긋방긋 웃는 장면이 떠올라 마음이 가벼워졌다. 스티븐 미슨도 아기들의 음악 능력 발달 연구에 평생을 바친 연구자들이 부럽다고 했다.

 

 

어머니의 말은 노래다

 

 

스티븐 미슨은 음악을 폭넓게 정의한다. 저자는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만이 아니라, 듣는 능력을 강조한다. 그는 음악에 율동과 선율이 실린 소리(노래, 연주)와 움직임(춤)을 포함시킨다. 그는 서구사회에서 음악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지칭하는 낱말이 없는 문화도 많다고 지적한다. 문화마다 종교적인 음악, 세속 음악, 춤, 특정 악기 연주 등을 따로 부르는 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27)

저자는 웃음도 음악적 성질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아기를 웃게 하고 싶어서(달님은 엘리베이터에서 꾹 참으신다고 함) 특유의 소리와 몸짓을 구사할 때 웃는 얼굴로 사용하는 “유아어”의 음악성(멜로디와 리듬)에 대해 언급한다. 웃음은 부모와 아기의 상호작용을 조율하는 핵심요소다. 노래, 유아어, 제스처와 함께 서로 주고 받는 웃음이 그 주고 받음을 이어가게 하고, 사회적 결속의 수단이 되고, 의사소통을 위한 말 차례 규칙을 학습하며, 상호간의 행복감을 고취한다는 것이다.

음악이란 대화적이고, 감정과 행동을 일으키며, 기본적으로 모성적이다. 달님은 이날 자장가에 대해 여러 번 말했고, 음악은 기본적으로 모성적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발달시킨 관계 모델은 모자(녀) 관계 모델이라고 했다. 진화사적으로 음악과 공통의 전구체를 가지는 언어 역시, 본원적으로 서로를 돌보고 품고 따뜻하게 보는 대화 관계 모델에서 기원한다고 달님은 보셨다. 탄핵 재판정에서 벌어지는 양측의 진실 공방에 지쳤다며 말이 아닌 음악으로 자기 입장을 주고받으면 어떨까 하고 내가 말하자, 달님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음악에는 갈등을 조절하고 불화를 중재하는 기능이 있다. 언어의 본원적 기능이 그러하다. 전쟁(대화의 중단)이 오히려 예외 상황일 수 있다. 그리고 대화적 관계란, 시비와 승패를 가리는 것보다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듣는다는 것은 영적 능력이다

 

 

달님은 듣는다는 것은 영적 능력이라고 했다. 압축된 진술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 듣는다는 것은 왜 영적인가? 듣는다는 일은 나를 넘어서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 것이기 때문일까? 미지를 향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신을 부르는 것일까? 듣는다는 것의 영성에 대해서 나는 아직 이해 못했다.

스티븐 미슨은 음악이 사용되는 맥락 중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보편적인 맥락은 종교가 아닐까 추정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음악은 그 문화에 존재하는 신을 섬기고 찬양하고 신과 의사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29)고 한다. 달님은 신의 얼굴이 드러나는 어떤 순간을 묘사해 주셨다.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들을 포함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가공할 재난 상황이 닥쳐오자 ‘어쩌면 좋아요!’ 하는 감정을 실어 전율하는 소리를 ‘가장 멀리까지 보내는’ 상황 말이다.

우리의 처지에서 일어난 감정을 말이 아니라, 노래에 실어 보낸다는 설정을 하는 이유는, 감정도 존재하고, 소통에 대한 사회적 필요도 있지만 아직 언어가 발생하기 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피엔스 이외의 영장류, 현생 유인원, 아기들이 공통으로 처한 사정이다. 그들의 신이 있다면, 선율과 리듬만으로 그들의 감정을 알아들을 것이다...라고 음악의 종교성을 추측해도 될까? 이어지는 세미나가 기다려진다.

책에서 인지유동성을 설명하는 부분에 종교가 또 한 번 언급된다. 저자는 1996년에 인간의 마음은 ‘영역-특이적인’ 마음에서 ‘인지 유동성(cognitive fluid)’을 갖춘 마음으로 바뀌었고, 인지 유동성은 호모 사피엔스만 가지고 있었다는 진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인지 유동성이란 “개별마음의 모듈에서 나온 지식과 사고방식을 자유로이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스티븐 미슨, 『마음의 역사』) 이로 인해 비유의 사용이 가능해지고, 창조적인 상상력이 생겼다고 한다. 이 유동하는 인지 능력이 과학, 종교, 예술의 밑바탕이 된다고 한다. 저자는 당시 저서에서 인지 유동성을 가능하게 한 것이 언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언어의 진화사 및 언어 없는 네안데르탈인의 의사소통 문제 등에 대해 말끔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후, 『빙하 이후』를 쓸 때 선사시대 인류의 모습을 재현하던 중 음악을 떠올렸다. 일하고, 축하하고, 애도하고, 아기를 돌보고, 놀이하는 장면 장면에서 음악이 없는 선사시대는 상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20~21) 음악과 초월, 종교성, 영성에 대한 우리의 탐구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보너스 트랙: 음악은 치유한다

 

음악의 치유 능력이 활용되고 있다. 음악은 불안을 달래고 스트레스를 줄인다.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줄인다. 더불어, 끌어올리는 방식으로도 음악이 사용된다. 자존심을 높이고 자기표현을 촉진하고 학습을 강화한다. 요컨대 풀었다 조였다 하면서 삶을 갉아먹는 감정 장애를 해결해주는 것이다. 자가 치료로 기분을 바꿀 수 있다니 약값과 각종 유흥비를 줄일 수 있는 요법이 아닌가 말이다!

댓글목록

최수정님의 댓글

최수정 작성일

이번 세미나에서 인류가 사고를 종합하는 능력이 초월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뇌의 인지 유동성에 의해 정보를 종합하는 능력을 갖게 된 호모사피엔스가 음악을 만들고 언어를 만들 수 있었다니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뇌의 독립된 모듈들이  어떤 계기로 서로 연결되었을까요? 모듈마다 따로 따로 정보를 받아들이던 네안데르탈이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하며 진행된 인지력 점프는 인간을 인간답게 한 주요 요인이었다지요. 그로 인해 인간이 초월적 인식, 끝없이 정보를 조합하고 연결하는 능력을 갖게 됐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느꼈고, 그것이 종교의 기원이 됐다? 그리고 그 일은 불안을 잠재우고 안정과 돌봄을 위한 모자관계에서 시작됐다?  유리샘 후기로 지난 세미나를 복기하는 즐거움이 되살아났습니다. 다음 세미나가 더욱 기대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