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의 시련] 3차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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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현지 작성일26-03-15 21:43 조회26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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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6-03-15 21: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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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의 시련] 2026.3.19/인문세 종교 인류학 3차시 과제/유현지
희망으로써 이야기 쓰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가 잦아든 파리의 거리는 승리의 환희보다 파시즘이 남긴 짙은 허무와 어둠이 지배하고 있었다. 1947년, 엘리아데의 조국인 루마니아는 빠르게 공산화되었고 엘리아데는 전쟁, 이데올로기같은 거대한 역사의 죄악(204p)이 인간의 영혼을 짓밟는 것을 보았다. 누구에게나 희망보다 절망이 더 쉬웠던 시절, 엘리아데는 정치적, 역사적 절망에 맞서 기꺼이 희망을 선택했다(130p). 2026년 이란 전쟁으로 공포가 만연해지는 요즈음, 엘리아데의 태도는 분명히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역사적 공포
엘리아데는 역사적 절망을 ‘역사의 공포’라고도 일컬었다. 같은 살인이더라도 과거 의례, 신비, 신화가 살아있던 시절의 살인은 영적이었다(202p).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죽음은 곧 새로운 생명의 시작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신성을 잊었을 때, 죽음의 초월적 가치는 사라지고 그저 무의미한 죽음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역사 속에서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휩쓸려 허우적대는 사람들, 그들이 마주한 ‘무의미(265p)’가 바로 역사의 공포이다. 엘리아데는 역사의 공포에 잠식되지 않고 어떻게 희망을 가졌을까? 바로 그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로 의미 만들기
그런데 살아남는 것은 바로 그 (연약한) 사람이고, 쓰러지는 것은 위대하고 힘센 자들입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는 의미죠. (『미로의 시련』, 290p)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무의미함에서 탈출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문학은 결국 세상에 일어난 의미 있는 일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264p). 신화가 그러하듯, 문학은 우리의 일상을 헤집어 그 밑바닥에 감춰진 환상적인 것을 서서히 드러내어(282p), 우리를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나게 한다(81p). 엘리아데에게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곧 역사에 대응하는 것이고, 생존의 수단(130p)이었다. 그래서 엘리아데는 위기 속에서도 창조적 작업을 지속했다.
자기가 살아가는 역사적 순간에 대하여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든 대응해야 한다. 그렇다, 난 붓다와 소크라테스처럼 대응할 것이다. 역사적 순간을 초월하고, 다른 것들을 창조하거나, 그것들을 준비하면서.(『미로의 시련』, 132p)
따라서 자신의 작품을 쓴다는 것은 곧 역사 속 무기력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대응’하는 것이다. 여전히 역사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무엇을 어찌할지 모르는 작은 나이지만, 도피하기보다 엘리아데처럼 작품으로 대응하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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