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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주역 세미나(월요반) 시즌6-1 수산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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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진 작성일24-06-08 18:48 조회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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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주역 세미나(월요반) 시즌6-1 (24. 6. 3) 水山 蹇 후기 손호진

 

 

시원하고 달디단 꿀수박 같았던 2주간의 방학이 지나고 다시 시작된 빌헬름 주역 세미나 첫 시간은 수산 건괘입니다. ()은 서괘전에 따라 39번째 괘이고 고난, 시련, 역경의 상황입니다. 빌헬름은 Obstruction(방해, 장애, 지장)이라고 말합니다. 소성괘로 위는 감()괘이고 아래는 간()괘입니다. 영어 원문과 역경의 괘사, 대상전, 효사, 소상전을 인용하고(원문 해석은 정이천 역전 글항아리 심의용 번역) 그 사이사이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후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빌헬름이 처음 괘상을 설명하며 우리 앞에 위험이 있고 뒤로는 가파른 산이 있어 위험에 둘러 쌓여 있지만 산의 속성인 keeping still로 인해 스스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간괘의 괘덕은 멈춤()인데 멈춘다는 것을 떠올리면 움직임이 없는 상태가 떠오릅니다.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의 멈춤이랄까? 단절, 아무것도 안하는 상태와 연결이 되는데요. 하지만 춤을 추다가 멈추면 멈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춤을 추다가 다리 하나를 들고 멈추게 되었다면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서 있을 때보다 더한 어떤 유지의 힘이 들어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멈춤안에 유지하고 있는 다른 힘들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난의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애는 극복할 수 있고, 극복해야 할 것이므로 극복이 된다고 하네요. 일단 시작부터 극복된다고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의 가르침대로 어떤 것도 영원할 수 없고 변화를 통해야만 하는데 고난과 장애라고 여기는 것들을 마주할 때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들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극복될거야라고 할 수는 없고 좀 더 괘를 따라가 보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HE JUDGMENT

OBSTRUCTION. The southwest furthers.

The northeast does not further.

It furthers one to see the great man.

Perseverance brings good fortune.

() 리서남(利西南) 불리동북(不利東北) 리견대인(利見大人) 정길(貞吉).

고난의 때에는 서남쪽이 이롭고, 동북쪽은 이롭지 않으며, 대인을 만나는 것이 이로우니, 올바름을 굳게 지키면 길하다.

 

 

괘사에 대한 내용에서 서남과 동북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우선은 문왕의 후천팔괘방위에 따라 서남쪽은 곤괘의 방위, 동북쪽은 간괘의 방위라는 것입니다. 왜 그쪽이 이롭고 불리한지는 차차 알아가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고난의 상황에 역시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장애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고난의 상황에 조언을 구하든 도움을 받든 주변에 함께할 사람들이 있음을 염두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THE IMAGE

Water on the mountain

The image of OBSTRUCTION.

Thus the superior man turns his attention to himself

And molds his character.

상왈(象曰) 산상유수(山上有水) () 군자이반신수덕(君子以反身修德).

상전에서 말했다. 산 위에 물이 있는 것이 건괘의 모습이니, 군자는 이 모습을 본받아 자신을 돌이켜 덕을 수양한다.

 

 

장애에 직면했을 때 군자는 자신을 돌아보고 덕을 닦는다고 하는데 자신을 돌아볼 때(his attention to himself) 자칫하면 내 탓이오를 외치면서 자신을 책망하는 방향으로 흐를 때가 있으니 경계해야 합니다. 고난의 상황이라 여길 때 인격을 도야하는(molds his character) 수덕(修德)의 의미가 무엇일까는 늘 가슴 한 켠에 따라오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THE LINES

Six at the beginning means:

Going leads to obstructions,

Coming meets with praise.

초육(初六) 왕건(往蹇) 래예(來譽).

초육효는 가면 어렵고, 오면 영예가 있다.

상왈(象曰) 왕건래예(往蹇來譽) 의대야(宜待也).

상전에서 말했다. 가면 어렵고 오면 영예가 있는 것은 마땅히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초효의 자리이고 부정(不正-양의 자리에 음)하니 난관을 만났을 때 무모하게 나아가지 말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때의 기다림은 포기가 아니라 행동을 위한 적절한 순간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어려움이나 고난의 상황에 처했다고 여겨질 때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조급하게 행동할 때가 있는데 적절한 순간을 찾는다는 것이 뭘까 잠시 고민하게 됩니다. 이것저것 너무 고려하다 행동을 놓칠 때도 있고 별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다가 더 낭패에 빠질 때도 있으니까요. 물론 좀 더 나가서 얘기하면 낭패에 빠진 일도 시점 혹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일들도 생기지만 말입니다.

 

 

Six in the second place means:

The King's servant is beset by obstruction upon obstruction,

But it is not his own fault.

육이(六二) 왕신건건(王臣蹇蹇) 비궁지고(匪躬之故).

육이효는 왕의 신하가 고난 속에서 더욱 어려운 것이니, 이는 자신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상왈(象曰) 왕신건건(王臣蹇蹇) 종무구야(終无咎也).

상전에서 말했다. 왕의 신하가 고난 속에서 더욱 어려운 때는 끝내 허물이 없다.

 

 

육이는 중정(中正-하괘 가운데 자리고 음의 자리에 음)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오효가 부여한 의무(duty)인지, 자신의 내면의 양심과 따라야 할 무엇과의 불일치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때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때 King's servant 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말합니다. 샘들과 논의 중에 바가바드기타의 아르주나가 친족을 죽여야 하는 행위, 계백장군이 처자식을 죽이고 전장으로 가는 행위에 대한 예들이 나왔었습니다. 다른 결이 될 수 있지만 히틀러의 부하였던 아이히만의 유태인 학살 행위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아이히만이 중정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진 않지만 자칫하면 이 괘와 효사만을 똑 따서 보면 그의 행위를 정당화해 줄 수도 있겠다라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너무 극단적이고 비약적이지만 말입니다. 소소한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들과 어긋난다고 생각할 때 많은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역을 공부하다보면 많을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만약 수산건괘의 육이효를 뽑았을 때 효사를 가지고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괘를 뽑지 않고 자신이 장애라고 여기는 지점에서 건괘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 과연 내 위치는 몇 효쯤 될까를 궁리하는 것이 어려운 지점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효의 순서를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볼 수도 있고 직급으로도 볼 수 있고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일텐데요. 그래서 어렵지만 다른 생각의 길을 낼 수 있는 지침이 되기에 너무나도 근사한 자신만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Nine in the third place means:

Going leads to obstructions;

Hence he comes back.

구삼(九三) 왕건(往蹇) 래반(來反).

구삼효는 가면 어렵고 오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상왈(象曰) 왕건래반(往蹇來反) 내희지야(內喜之也).

상전에서 말했다. 가면 어렵고 오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안에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기 때문이다.

 

 

구삼효는 아래 간괘의 맨 위에 정(-양의 자리에 양)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아가려 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아래 효들 때문입니다. 험난한 상황에 나아가는 것보다 초육효와 육이효가 있기에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삼효의 자리에 대한 책임감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조직에 프로젝트를 맡은 팀장의 자리에 있을 때 회사의 책임자의 지침과 배치되는 상황이라 가정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에 대한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팀원들을 이끄는 책임자로 사측이 원하는 것과 배치될 때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풀어갈 때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Six in the fourth place means:

Going leads to obstructions,

Coming leads to union.

육사(六四) 왕건(往蹇) 래연(來連).

육사효는 가면 어렵고, 오면 연대한다.

상왈(象曰) 왕건래연(往蹇來連) 당위실야(當位實也).

상전에서 말했다. 가면 어렵고 오면 연대하는 것은 담당한 지위에 진실하기 때문이다.

 

 

괘의 체()가 감괘로 바뀌었습니다. 감괘의 맨 아래여서 그런지 정(-음의자리에 음)한 위치이지만 육사효를 해석하는데 빌헬름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을 함께 모아야 합니다.

 

 

Nine in the fifth place means

In the midst of the greatest obstructions,

Friends come.

구오(九五) 大蹇(대건) 붕래(朋來).

구오효는 큰 어려움에 처하여 동지들이 온다.

상왈(象曰) 대건붕래(大蹇朋來) 이중절야(以中節也).

상전에서 말했다. 큰 어려움에 처하여 동지들이 오는 것은 중()한 절도로써 하기 때문이다.

 

 

구오효는 중정(中正)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처한 사람은 아무리 위험이 앞에 있어도 회피해서는 안되고 효과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조력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고난에 맞닥뜨렸을 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힘이 됩니다. 구사효에서 연대를 했고 시간의 흐름으로 본다면 구오효의 자리이니 연대한 곳에서의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입니다. 그리고 중정한 자질을 가지고 있어 능히 감당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Six at the top means

Going leads to obstructions,

Coming leads to great good fortune.

It furthers one to see the great man.

상육(上六) 往蹇 래석(來碩) () 리견대인(利見大人).

상육효는 가면 어렵고 오면 여유로워 길하리니,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롭다.

상왈(象曰) 왕건래석(往蹇來碩) 지재내야(志在內也) 리견대인(利見大人) 이종귀야(以從貴也).

상전에서 말했다. 가면 어렵고 오면 여유로운 것은 뜻이 안에 있는 것이고, 대인을 봄이 이로운 것은 귀한 사람을 따르는 것이다.

 

 

상효는 고난의 끝입니다(육효의 자리). 고난이 가장 극함으로 드러나고 개인이 느끼는 어떤 차원을 말한다면 고난의 고통이 극한에 치닫고 있을 때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봤는데요. 이럴 때 포기하거나 외면하려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대인을 만나라고 합니다. 여기서 대인을 구오효로 볼 수도 있습니다. 소상전에서는 귀한 사람을 따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역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갈 길을 열어줍니다. 장애가 극에 달했을 때도 귀인이 있다고 하니 무한 긍정의 텍스트입니다. 하지만 귀인을 알아보려는 눈과 조언을 귀담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려는 꾸준함을 행하고 있어야 긍정의 텍스트로써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건의 상황에서 괘사가 말하듯 대인을 만날 수 있고 올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습니다. 여기서의 이로움은 가면 막히고 답답한 상황임에도 다른 길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일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상전의 가르침대로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 처한 자리에서 자신의 상황을 새로운 틀에 맞게 조형해보는 시도를 하는 것이지 않을까. 그것이 처음 괘를 설명할 때 빌헬름이 말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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