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고미숙의 신기하고 만만한 서유기] 5. 관음보살, 구법의 로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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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6-08-04 11:09 조회31회 댓글1건본문
법보신문 2026-07-31
[고미숙의 신기하고 만만한 서유기]
5. 관음보살, 구법의 로드 매니저
‘일체중생 구제’ 실행 자청한 자비의 보살
‘손오공 맞춤’ 교화 넘어 모든 중생 구제 제시한 여래
모성 극치로 자비심 상징된 관음보살이 ‘구법팀’ 구성
사오정·저팔계에 손오공까지…‘수행 도반’ 중요성 상징

중국 둔황 모가오굴 제57굴의 관세음보살 벽화.
서천의 불보살들이 총집결한 ‘우란분회’에서 여래는 이렇게 선포한다. ‘동승신주에 ‘삼장진경’을 보내 중생들을 선으로 이끌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선하고 믿음 깊은’ 이를 찾아내어 수많은 산을 넘고 무수한 강을 건너 경전을 구하러 와야 한다.’ 오호~ 손오공 하나가 아니라 동승신주의 모든 중생을 교화하겠다는 뜻. 하긴 그렇다. 손오공만을 위한 맞춤형 구제책은 없다. 일체중생을 구제하는 길이라야 손오공도 구할 수 있다. 헌데, 이 원대한 비전을 실행에 옮기려면 총괄 매니저가 있어야 한다. 관음보살이 그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관음보살은 누구인가? “초승달 같은 눈썹과/별 같은 두 눈/옥 같은 얼굴은 태어나면서부터 웃음 가득하고”, “고통을 구해주고 하소연 소리 찾아 들어주니/만 번 부르면 만 번 응답하고/천 번 거룩하고 천 번 영험하네.” 보다시피 여성이다. 본디 인도에선 남성이었는데, 중국에 와서 여성화되었다. 중국신화의 창조주가 ‘여성(여와씨)’인 점, 우주의 근원을 ‘여성성’에 두는 ‘도덕경’ 및 자비심을 모성의 극치와 연결시키는 사유구조 등과 관련이 있으리라. 그런 점에서 이 험난한 구법의 로드 매니저가 관음보살인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여래는 관음보살에게 당부한다. ‘중간에 신통력이 있는 요마를 만나면 경을 가지러 오는 이의 제자로 삼으라.’ 그렇게 해서 관음보살이 스카웃한 첫 번째 요괴는 유사하의 사오정. 유사하는 ‘동쪽은 모래자갈에, 서쪽은 여러 오랑캐 땅’에 닿아 있다. 횡으로는 팔백 리요, 상하로는 천만 리 길이다. 더 놀라운 건 이 강에선 거위털조차 뜨지 못한다. 모든 걸 다 빨아들인다는 뜻이다. 강물 밑바닥에서 요마 하나가 등장했는데, “푸른 듯 푸르지도 않고/검은 듯 검지도 않은/침침한 낯빛”에 “시뻘건 머리를 어지럽게 풀어헤쳤”다. 몹시 추악하고 산만하다. 헌데, 출신은 하늘나라의 권렴대장. 반도대회 때 실수로 유리잔을 깨뜨리는 바람에 아래 세상으로 추방되었다. 그 벌로 ‘이레마다 검이 날아와 옆구리를 마구 찌르’고, ‘배고픔과 추위를 이기려 행인을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고백하기를, 희한하게도 ‘경전을 가지러 가는 아홉 사람의 해골’은 물 위에 뜨는 바람에 그걸 끈으로 꿰어 갖고 놀고 있단다. 관음보살은 그 해골을 목에 걸고 스승을 기다리라 명한다. 그리고 내린 법명. 성은 유사하의 ‘사(沙)’, 이름은 ‘오정(悟淨)’, 즉 ‘마음과 생각을 깨끗이 하라’는 뜻이다.
두 번째 요괴는 그 유명한 저팔계. ‘삐죽 나온 주둥이’ ‘부들 부채 같은 귀’를 가진 이 요마는 캐릭터가 아주 분명하다. 먼저 식탐의 끝장판이다. 이 요마 역시 한때 하늘나라 은하수를 관장하던 천봉원수다. 하지만 술기운에 월궁의 항아를 희롱한 죄로 쇠몽둥이로 이천 대를 맞은 뒤 아래 세상으로 쫓겨났다. 한마디로 ‘성욕조절장애자’다. 그 역시 사람을 잡아먹고 살아간다. 하지만 관음보살의 제안을 듣자 홀연 마음속이 상쾌해져서 이렇게 외친다. ‘가고 싶어요! 가게 해주세요!’ 그에게 내려진 법명은 저오능. 돼지를 뜻하는 ‘저’, ‘오능’은 ‘오훈삼염’을 끊어 욕망을 다스리라는 뜻. 계율이 모두 여덟 개라 ‘팔계’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그다음, 공중에서 울부짖는 옥룡. 알고 보니 서해 용왕 오윤의 아들이다. 곧 죽을 운이었지만 관음보살은 그를 ‘경전을 가지러 오는 사람의 발’로 삼기로 한다. 10만 8천리를 가려면 평범한 말로는 불가능한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오행산에서 손오공과 조우한다. 손오공은 관음보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구해달라고 아우성친다. “길을 가르쳐주시구려. 성심껏 수행하리다.” 기뻐하는 관음보살. ‘경전을 가지러 올 사람을 보낼 테니 그의 제자가 되어 수행을 하겠느냐’고 제안하자 손오공이 큰 소리로 외친다. ‘가겠소! 가고 말고요!’ 수보리 조사의 문하생 시절, 진리를 들으면 환희용약했던 그 파토스가 되살아난 것이다. 법명은 그대로 손오공. 이렇게 하여 팀이 꾸려졌다. 사오정, 저오능, 손오공-이른바 ‘오(悟)씨 삼형제’에 이들을 실어나를 용마까지.
그럼 붓다는 왜 굳이 팀플레이를 계획하신 걸까? 당연하다. 수행에는 반드시 스승과 도반이 있어야 한다. 스승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도반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더구나 손오공은 자만심의 극치라 솔로로 움직이면 더 기고만장해질 수 있다.
하지만 모아놓고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손오공의 성질머리야 천지가 다 아는 바고, 사오정은 유사하처럼 도무지 속을 알 수 없고, 저오능은 존재 자체로 ‘구토유발자’다. 대체 이들을 ‘몰고’ 갈 스승이 있기나 할까? 물론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삼장법사가 이들을 서방으로 인도할 그 스승이라는 사실을. 허나 1권이 거의 끝나도록 삼장법사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대체 그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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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희웅미미님의 댓글
승희웅미미 작성일ㅋㅋㅋㅋ 구법 팀원들의 면면이 너무 웃깁니다 ㅋㅋ 분노조절장애의 달인, 성욕식욕조절의 달인, 멍때리기(?)의 달인들!




